기니 건국 영웅의 아들이 소녀를 16년 동안 노예 부리듯

기니 건국 영웅의 아들이 소녀를 16년 동안 노예 부리듯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4-28 14:05
수정 2018-04-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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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기니의 초대 대통령인 아흐메드 세쿠 투레의 아들이 미국 텍사스주 집에서 소녀를 16년 동안이나 노예처럼 부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법무부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부친이 창당한 기니 민주당(DPG)의 현역 사무총장인 무함마드 투레와 아내 데니스 크로스(이상 57) 부부는 다섯 살 소녀를 미국 집에 데려가 집안일을 시키고 자녀들을 돌보게 하면서 학교에 못 다니게 하고 여행 문서를 위조하고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미국에 머무르게 강요하는 등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유린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영국 BBC가 28일 전했다. 이 소녀는 이웃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한 것으로 보도됐다.

포트 워스 연방법원은 그녀가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고 투레 부인에 의해 벨트와 전깃줄로 맞기도 했다는 소녀의 증언을 들었다. 이 소녀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는데 돈이나 신분 증명 없이 집에서 쫓겨날 것이란 겁박을 받았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한번은 벤치에서 잠을 자다 경찰관의 눈에 띄었는데 그 경관은 “더럽고 단정치 못한 옷차림의” 그녀가 “한눈에 봐도 두려움과 겁에 질려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 경관은 투레 저택에 그녀를 돌려보냈는데 그녀가 탈주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무함마드 투레(왼쪽)와 데니스 크로스 투레 부부. 이들은 16년 동안이나 소녀를 노예 부리듯 한 혐의로 미국 경찰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무함마드 투레(왼쪽)와 데니스 크로스 투레 부부. 이들은 16년 동안이나 소녀를 노예 부리듯 한 혐의로 미국 경찰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법무부 성명에 따르면 그녀는 2016년 8월 과거 이웃이었던 여러 명의 도움을 얻어 사우스레이크에 있는 집에서 탈출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부부를 변호하는 스콧 파머 변호사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며 “악의적인 뒤집어씌우기이며 가공이며 거짓말”이라고 공박하며 부부는 소녀를 딸처럼 대했다고 주장했다.

DPG는 1958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뒤 1984년까지 세쿠 투레가 집권한 26년 동안 유일한 법적 정치세력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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