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스페인 계단에서 젤라토를 맛있는 먹는 모습. 이런 모습을 더 이상 따라하는 즐거움은 없어지게 됐다.
“스페인 계단에 앉아 쉬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자 여행객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계단’에서 관광객들이 앉아 쉬는 것이 금지되면서 이같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135개의 발판이 있는 스페인 계단은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성지’다. 스페인 광장에서 삼위일체 성당까지 이어준다. 1723년부터 1726년 사이 만들어졌다. 세계인들에게 고전이 된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젤라토를 맛있게 먹었던 그곳이다. 2016년 계단 대리석에서 수백년된 때 찌까기와 껌, 와인과 커피 자국을 씻어내는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6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스페인 계단의 모습. 파란 조끼를 읿은 사람들이 계단에 있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로마 AFP연합뉴스
유적지가 많은 로마에서 ‘길거리 음식’이 사실상 금지된 것이다. 로마에서 길거리 음식은 25~5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런 조치에 대해 이탈리아 신문 라리푸블리카는 “샌드위치와의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로마 시민 비비안나 디 카푸아는 “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재교육시키는 방법”이라며 “로마에 대한 존중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마 시민인 기안니 바티스토니는 관광객들이 계단에서 먹고 마시는 것은 너무 많다며 “스페인 계단은 예술 작품인데, 예술품에 앉아 먹는 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스페인 계단의 모습. 제복 차림의 경찰이 지키서 있다.로마 AFP 연합뉴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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