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12월 31일 ‘세계 곳곳은 아팠다’

축제의 12월 31일 ‘세계 곳곳은 아팠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12-31 20:21
수정 2019-12-3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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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한 2020년을 맞자”며 서로 인사를 나누던 2019년 12월 31일 지구촌 곳곳에서 축제의 밤이 열렸다. 하지만 이런 인사마저 나누기 힘든 곳들도 있었다. 2010년대의 마지막 날, 세계 곳곳의 표정을 찾아봤다.

1. 산불 피해 늘어나는 호주, 시드니는 불꽃놀이 강행
호주는 수개월째 산불로 신음했고, 시드니시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꽃축제 행사를 강행했다. AP
호주는 수개월째 산불로 신음했고, 시드니시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꽃축제 행사를 강행했다. AP
한 해의 마지막 날도 호주 산불은 계속됐다. 전날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38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 코바고 인근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집을 지키려 화마와 싸우다 사망했다. 빅토리아주 해안가의 한 마을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4000명이 불길에 갇혀 고립되기도 했다. 멜버른 외곽에서는 10만여명이 대피했다. 고온 강풍에 산불은 전례 없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호주의 기온은 40℃를 넘는 상황이다. 산불로 사망한 소방대원만 10명이고 주택 1000 가구가 화마에 당했다. 시드니시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강행해 호주 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2.미세먼지에 갇힌 인도
2019년 마지막날 인도 북부 지방의 스모그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AP
2019년 마지막날 인도 북부 지방의 스모그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AP
12월 31일 인도의 북쪽 지역은 차가운 기온으로 스모그에 갇혔다. 가시거리가 거의 없는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들은 속도를 높이지 못했다. 특히 뉴델리는 전 세계국 수도 중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 서울이 27위인 것을 감안할 때 인도의 스모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공기오염의 원인으로는 교통수단의 배기가스, 화전, 산업공장 배출 등이 꼽힌다. 인도 대법원이 나서 대기오염을 줄일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했을 정도다.



3.격변의 중동, 미국 친이란 군사시설 공습에 이라크서 대규모 시위
이라크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최근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습을 항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라크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최근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습을 항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이라크에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공습한 데 대해 수천명의 이라크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전 미군 공습 사망자의 장례식을 치른 뒤 반미구호를 외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 대사관에 난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은 자리를 피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미군의 공습은 주권 침해라며 주바그다드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폭격에 항의하겠다고 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을 규탄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공습으로 반미 정서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 끝나지 않는 프랑스 총파업, 서로 비난하는 정부와 노조
프랑스 철도 파업이 지속되면서 출퇴근 및 연말 여행길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AP
프랑스 철도 파업이 지속되면서 출퇴근 및 연말 여행길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AP
지난 5일 철도노조와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를 주축으로 시작된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은 2019년의 마지막날까지 계속됐다. 이번 파업은 이미 1995년의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 기간인 22일을 넘어섰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의 타개를 위해 전직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특별 연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프랑스 대통령이 퇴임 후 자동으로 자격을 갖게 되는 헌법재판소 위원직도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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