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권에서 클린턴이나 부시가(家)처럼 등 특정 가문의 두드러진 역할을 둘러싸고 ‘정치적 왕조’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서전 ‘힘든 선택들’ 북투어를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독일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자신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2016년 대선에 나설 경우 미국 민주주의가 군주제로 바뀔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은 군주제 국가가 아니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에는 두 명의 루스벨트(29, 32대 대통령)와 두 명의 애덤스(2대, 6대 대통령)가 있다”면서 “특정 가문이 남달리 헌신감을 갖고 있거나 심지어 정치를 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어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것을 거론하며 “당시 버락 오바마라는 사람한테 졌는데 그래서 나는 미국 정치에서 어떤 보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 성(클린턴)은 결국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시스템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미국은 내가 아침에 일어나 왕위를 내 아들에게 물려주는 그런 군주제 국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했다며 확답을 계속 피했으나 정치적 왕조 논란 반박 등 이날 발언으로 볼 때 사실상 대선 출마 뜻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의 딸 첼시가 정치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적으로 내 딸에게 달렸으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는 지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 지지자의 58%를 얻어 같은 당내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고, 부시 전 주지사는 공화당 잠룡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보다 1% 적은 10%의 지지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