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장관 후보 3조 갑부 기업사냥꾼
한라그룹 구조조정 참여 로스차일드그룹10억弗 투자 약속 깨고 2억여弗만 투입

윌버 로스
세계적 금융그룹 로스차일드 회장을 지낸 로스는 2000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투자펀드 윌버 로스 컴퍼니 회장을 맡고 있다. 로스는 경영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되파는 기업회생 전문가이자, 근로자들에게 임금 삭감 등 고통을 강요한 냉혹한 기업사냥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4년 그의 재산이 29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경제 자문역을 맡았던 로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강경한 비판 목소리를 내왔다. 기업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내리고, 에너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로스는 아시아 시장에 정통하다는 점에서 중국을 압박할 수 있으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양국 간 무역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사태를 막는 데 적격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로스는 최근 “무역 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꼭 중국제 상품에 45% 관세를 매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고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는 1997년 12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외환위기 당시 도산한 한라그룹 구조조정에 참여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당시 구조조정은 채권단이 부채 일부를 탕감해 주면 로스차일드가 10억 달러의 외자를 도입해 해외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로스차일드는 실질적으로 2억 4500만 달러만 투자하고 그 대가로 1년 만에 성공보수 500억원, 이자 300억원을 챙겼다. 로스는 당시 헐값인 한국산업은행 채권 수백만 달러어치를 사들여 이익을 보기도 했다.
그는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 작품 25점을 보유하고 있는 등 예술품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11-26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