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아마존 지역에는 가톨릭 사제가 절대 부족해 페루의 부제 샤인키암 얌픽 와난치 같은 부제들이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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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막을 올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Synod·시노드)의 일환으로 열린 ‘아마존 시노드’는 26일 아마존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는 방안을 표결에 부쳤는데 찬성이 128표가 나와 반대 41표를 압도했다. 아마존 시노드는 이날 투표 결과 등을 담아 권고 사항을 펴냈는데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있는 기혼 남성의 조건을 ‘합법적으로 구성되고 안정적인 가족’을 지닌 ‘공동체에 적합하고 존경받는’ 남성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를 위해 교회법을 바꿀 필요는 없으며, 기혼한 영국 성공회 목사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규율에 예외를 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는 권고 사항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마존 시노드에서 도출된 결론을 참고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게 된다. 영국 BBC는 세계 신도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남미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독신주의를 가톨릭의 축복이라고 여기면서도 이를 교리가 아니라 규율과 전통이라고 인식해 바뀔 수 있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사제가 혼인하지 않는 풍습은 4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직자의 독신주의가 교회법으로 규정된 것은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 때로 전해진다. 교황도 결혼한 전례가 있기도 했다.
보수적인 성직자들은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면 몇백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 깨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찬성하는 쪽은 아마존 지역에서는 성직자가 턱없이 부족해 미사를 거의 열 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적절한 절차를 거쳐 인정 받은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 마을의 85%는 사제가 없어 주례 미사를 치르지 못한다. 아마존 시노드에 참여한 180여명의 주교들 다섯 가운데 셋은 아마존 유역에 속한 아홉 나라 출신이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시노드는 이 밖에도 환경을 해치는 행위를 ‘생태학적인 죄’로 규정하고 아마존 지역과 원주민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 기금’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더불어 가톨릭 안에서 여성에게 더 큰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7일 성 베드로 성당 미사를 집전하는 것을 끝으로 3주의 시노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는데 연내 이번 권고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해 공표할 예정이다.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이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체 아마존 임산부 조각상.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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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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