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파 쫓아내라”… 백악관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트럼프 “반대파 쫓아내라”… 백악관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한준규 기자
입력 2020-02-23 21:00
수정 2020-02-2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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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친정 체제 구축 노골화

매켄티 인사국장 숙청작업 진두지휘
트럼프 사위 쿠슈너 등 깊숙이 개입
NSC·국무부 거센 피바람 몰아칠 듯
도널드 트럼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AP 연합뉴스
‘탄핵 면죄부’를 받은 이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의 피바람을 거세게 일으키고 있다.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살생부에 올리고 찍어내기에 몰두하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대비해 행정부 내 친정 체제 구축을 노골화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전횡이 가관’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WP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 부처에 걸쳐 충분히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인사들을 내쫓으라고 백악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심판 과정에서 일부 행정부 인사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데 대해 좌절했고, 이로 인해 대대적 인적 개편에 집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칼잡이’로 29세의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국장을 내세웠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시절 해고됐다가 2년여 만에 화려하게 컴백한 매켄티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직접 받고 반대 인사 제거작전을 수행 중이다. 매켄티 인사국장은 지난 20일 각 부처·기관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반트럼프 성향으로 보이는 정무직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살생부 내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다. 이에 따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법무부 등에서 숙청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 작전에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 트럼프 패밀리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청문회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존 루드 국방부 전 정책 담당 차관이 지난 19일 사퇴 압력을 폭로하며 물러났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익명의 신문 기고와 출판을 한 인사로 의심받아 온 빅토리아 코츠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에너지부로 전보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으로 임명한 리처드 그리넬 대행도 지난 21일 출근 첫날부터 DNI ‘2인자’인 앤드루 홀먼에게 ‘더는 당신의 봉직이 필요 없다’면서 사직서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껄끄러운 인사들을 다 내보내고 ‘예스맨’으로 주변을 채우면서 자질 논란도 커지고 있다. WP는 “백악관 인사들은 ‘매켄티 국장이 반트럼프 인사 축출과 충성파 보은 이외에는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20-02-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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