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한국패싱’ 트럼프 만나 식사했다…“여러 가지 물어보더라”

정용진, ‘한국패싱’ 트럼프 만나 식사했다…“여러 가지 물어보더라”

윤예림 기자
입력 2024-12-22 06:43
수정 2024-12-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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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트럼프 자택 마러라고서 별도 만남
“10∼15분 심도 있는 대화…내용은 공개 못해”
美 대선 후 트럼프와 대면한 유일한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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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날 오전까지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10∼1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2024.12.21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날 오전까지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10∼1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2024.12.21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별도로 만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눈 사실이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정 회장은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르면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 여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대화는 10분에서 15분 정도 나눴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한국의 정치인이나 외교관, 기업인 등을 통틀어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는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를 함께 했고, 별도로 여러 주제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면서도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관련한 언급을 했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나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는데, 구체적인 사항은 얘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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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1000억 달러(약 143조 76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들은 뒤 그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웃고 있다. 팜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1000억 달러(약 143조 76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들은 뒤 그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웃고 있다. 팜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칭하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연간 100억 달러(14조원)로 올리겠다고 주장해왔다. 또 고관세 정책을 내세우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1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이후 한국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한국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회장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에게 그런 내용을 물어봐도 내가 답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 재계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가교 구실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뭔가’라는 질문에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가교 구실을) 하겠나”라고 답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방미 전 한국 정부가 전달을 부탁한 메시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별도로 없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주니어 소개로 많은 인사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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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왼쪽)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 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왼쪽)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 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 회장의 이번 마러라고 체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애초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체류 기간이 5박 6일로 늘어났다.

정 회장은 수년 전부터 트럼프 주니어와 깊은 교분을 쌓아왔다.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아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인선이나 정책에서 ‘막후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트럼프 주니어와 여러 사업 구상을 했다. 종교가 같다 보니까 종교 관련 얘기도 했다”면서 “이번에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분을 소개해줬다. (그들과) 같이 사업 얘기를 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만난 인사 중에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도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그런데 누구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아울러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의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에 공식 초청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취임식 참석 여부엔 “한국 정부가 (취임식 참석) 사절단을 꾸리면 (그 일원으로) 기꺼이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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