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부적절한 관계’ 결혼생활도 순탄치 않아
‘세기의 재판’으로 불렸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공판이 지난 26일 마무리됐다. 재판을 통해 부부 간 얽히고 설킨 불륜과 반목이 확인되면서 두 사람 사이의 애증 스토리가 새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보시라이의 전처 리단위(李丹宇)는 보시라이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1981년 6월 이전부터 두 사람 간 불륜이 시작됐다고 4년을 끈 이혼 소송에서 폭로했다. 리단위의 오빠 리샤오쉐(李小雪)와 구카이라이의 언니가 부부 사이여서 보시라이와 구카이라이는 사돈지간이었다. 1978년 함께 베이징대를 다니면서 사귀기 시작했다는 게 리의 주장이다. 두 사람은 1986년 부부가 됐다.
가정을 깨고 선택한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보시라이는 지난 25일 재판 당시 구카이라이가 1999년 11월 보과과를 데리고 돌연 영국 유학을 떠난 것이 자신의 외도 탓이라며 처음으로 염문설을 시인했다.
보시라이는 1999년 당시 충칭 지역 방송사 아나운서 장웨이제(張偉傑)와 불륜설이 나돌았다. 지난해 9월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보시라이의 당적과 당직을 박탈하면서 ‘여러 명의 여성과 정당하지 못한 관계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보시라이는 가족의 스폰서 격인 쉬밍(徐明) 다롄스더유한공사 회장으로부터도 여성 100여명을 ‘성상납’ 받았는데 그 중에는 배우 장쯔이(章子怡)도 있다고 보쉰(博訊)이 보도한 바 있다. 장쯔이 측은 즉각 보쉰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다음 달 16일 미 로스앤젤레스 법정에서 재판이 열린다.
아내 구카이라이도 남편만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타이완 타블로이드지 왕보는 이날 구카이라이가 2011년 남편의 부하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과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집사 장샤오쥔(張曉軍)과도 내연관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보시라이 공판에서 구카이라이는 남편의 혐의를 지목한 주요 증인으로 나섰으며, 30여년간 이어진 두 사람의 악연도 종지부를 찍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3-08-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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