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당국과 세금 절감 ‘비밀계약’ 수익 이전시켜 수십억 달러 탈세
펩시, 이케아, 페덱스, 코치, 도이체방크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다국적 기업 340곳이 룩셈부르크와 ‘비밀거래’를 통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5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 조세 당국과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간 과세 규정 문서 등 2만 8000여쪽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ICIJ에는 26개국 80여명의 기자들이 소속돼 있다.문서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 340곳의 수법은 간단했다. 본사가 있거나 기업활동이 활발한 국가에서 발생한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로 옮겨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절감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룩셈부르크에서 1% 미만의 우대 세율을 적용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미국 멤피스에 본사가 있는 페덱스는 멕시코와 프랑스, 브라질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홍콩을 거쳐 룩셈부르크에 설립한 자회사 2곳으로 이전시켰다. 페덱스는 룩셈부르크 당국과 사전 합의에 따라 이같이 이전한 수익에 대해서는 0.25%의 세금만을 납부했다.
세계 최대 회계법인 중 한 곳인 PwC가 이들 다국적 기업의 자문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룩셈부르크 조세 당국이 작성한 과세 규정 문서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총 548건에 달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11-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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