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순결테스트’… 이집트 공포정치 회귀

되살아난 ‘순결테스트’… 이집트 공포정치 회귀

입력 2014-02-25 00:00
수정 2014-02-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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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금지 2년 만에… 경찰, 시위여성 4명 유린

과거 이집트 군부가 민주화 시위 참가 여성들에게 강제로 시행했던 처녀성 검사가 2년여 만에 부활돼 우려를 낳고 있다.

CNN의 칼럼니스트 샤히라 아민은 23일(현지시간) ‘처녀성 검사가 이집트의 공포 분위기 속에 재개됐다’라는 칼럼을 통해 “재개된 처녀성 검사는 민주개혁을 위한 인권 활동가들의 희망을 꺾고 호스니 무라바크 시대에 자행됐던 경찰력의 남용과 야만성이 부활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논평했다.

칼럼에 따르면 이집트 경찰은 최근 몇 달간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여성 4명을 체포해 처녀성을 검사했다. 구금돼 있던 한 여성은 “(처녀성 검사가)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다”며 “무라바크가 떠나며 그것도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현지 및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달 중순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매체 버즈피드가 공개한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이집트에서 벌어진 ‘잔인한 범죄’에 격렬히 항의했다.

앞서 이집트 법원은 2011년 12월 여성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압적인 처녀성 검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굴욕감을 줄 목적으로 자행된 성고문으로 보고, 여성의 권리와 존엄성이 침해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칼럼은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집트인들이 살인, 성적 학대 등의 범죄를 묵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여성은 버즈피드에 “사람들은 2011년 군대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어버렸다”면서 “(국방장관인) 압둘 팟타흐 시시 역시 이 순결 테스트를 용인했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02-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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