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서 불에 휩싸인 여객선 512명 모두 살아서 돌아오다

대서양서 불에 휩싸인 여객선 512명 모두 살아서 돌아오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8-18 22:36
수정 2016-08-1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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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도착 1시간 전 기관실서 화재… 진압 실패, 현장 구조대원들 “배 버려라”

130여명 부상… 중상자 없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로 향하던 크루즈선 ‘캐리비언 판타지’의 정비공 말론 도블라도는 17일(현지시간) 도착 1시간을 앞둔 오전 7시 15분쯤 기관실에서 수상한 냄새를 맡았다. 연료 호스에 불이 붙은 것이다. 도블라도와 그의 동료는 2시간 동안 불과 사투를 벌였으나 진압하는 데 실패했다. 그동안 불은 기관실에서 선박 전체로 번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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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생환
기적의 생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북부 해상에서 17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크루즈선 캐리비언 판타지에서 탈출한 한 여성 승객이 산후안에 도착해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으며 구조선에서 내리고 있다.
산후안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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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 북부 해상에서 화재가 난 크루즈선 캐리비언 판타지 위에서 한 헬기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후안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 북부 해상에서 화재가 난 크루즈선 캐리비언 판타지 위에서 한 헬기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후안 AP 연합뉴스
당시 도미니카공화국의 승객 마리아 프렌사(64·여)는 13시간의 항해를 뒤로 하고 짐을 싸며 배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타는 냄새를 맡고 승무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으나 돌아온 답은 “아무 일 없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였다. 그로부터 1시간 후 프렌사는 비상용 슬라이드를 타고 불에 휩싸인 크루즈선을 탈출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푸에르토리코 북부 해안으로부터 1.6㎞ 해상에 있던 크루즈선에는 승객과 승무원 51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승객 중에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릴 사이클, 여자배구, 남자농구 대회에 참가할 수십명의 학생 선수들도 있었다.

자칫하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 미국 당국은 신속한 구조 작업을 펼쳐 사망 0명, 실종 0명이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미 해안경비대는 화재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구조선 등을 현장에 급파했으며 민간 선박의 도움을 받아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현장의 구조대원들은 승객과 승무원들에게 “당장 배를 버려라”고 명령했다. 크루즈선의 비상용 슬라이더를 타고 탈출한 승객들은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구조선과 민간 선박에 옮겨 타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으로 이동했다. 구조대는 승객을 모두 구조한 뒤 승무원 26명을 산후안으로 옮겼다. 130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중상자는 없다고 AP는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여행업체 아메리카 크루즈 페리스 소속인 캐리비언 판타지는 매주 3번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산토도밍고를 왕복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선장 등을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8-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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