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입력 2013-02-13 00:00
수정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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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극한직업 ‘통영 굴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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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절경으로 유명한 통영은 굴의 주산지로도 이름 높다.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채취해 온 굴을 손질하고 있는 작업장의 어머님들. EBS 제공
남해 절경으로 유명한 통영은 굴의 주산지로도 이름 높다.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채취해 온 굴을 손질하고 있는 작업장의 어머님들.
EBS 제공
오후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은 13~14일 이틀간 ‘통영 굴 양식’편을 내보낸다. 바다 풍경이 좋아 이름 높은 통영은 굴 생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전국 굴 소비량의 80%를 생산해낸다. 통영은 수하식 굴 양식법을 쓴다. 채묘, 단련, 수하, 양성, 채취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4~5월 꽃피는 봄이 오면 굴 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만들기 시작한다. 굴의 산란기에 굴이나 가리비 껍질로 만든 종패에다 유생을 붙이는 작업을 채묘라고 한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채묘를 마친 어린 굴을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안에 매달아 힘든 환경에 일단 적응시키고 난 뒤 그다음 해 봄에야 어장으로 옮긴다. 그 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에서 한겨울까지, 그러니까 보통 9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 수확에 나선다. 하루 수확량은 45t. 이 어마어마한 양을 생산, 출하하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손길을 따라갔다.

1부는 새벽 뱃일부터 따라간다.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배는 이미 출항 준비를 마쳤다. ‘어머님’들도 자리 잡고 앉아 일할 준비를 서두른다. 험하다는 뱃일이지만, 뱃일이기에 남녀 구분 따윈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바닷길을 내려가면 통영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굴 양식장. 넓이로 따져 6㏊, 평수로는 1만 8000평에 이르는 어머어마한 규모다. 굴을 채취하는 데 기계가 도입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수작업이다. 살이 탱글탱글 오른 채 줄에 매달려 있는 굴들을 집어올려 일일이 잘라내고 정리하는 것은 사람의 손이다. 칼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쉴 틈이 조금도 없다.

그다음은 굴 까기 작업. 박신이라고 불리는 이 작업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한 손에서 이뤄진다. 굴 칼을 이용해 손으로 일일이 굴 껍데기를 까야 하는데 20~30년간 이 작업만 해온 어머님들의 손끝에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이뤄진다. 하루 해내는 작업량만도 40~60t. 가장 싱싱하고 맛나다는 통영 굴 그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다.

2부는 굴이 주는 꿀맛을 전한다. 비가 오고 살을 에는 겨울바람에도 굴 채취 작업은 계속된다. 주문 물량을 맞추려면 퇴근 시간이 따로 없이 일을 해야 한다. 쉬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일 진행상황을 봐 가면서 요령껏 일하다 쉰다. 완전히 쉬는 건 점심시간뿐인데, 이때는 갓 채취한 싱싱한 굴을 곁들인 음식을 먹는다. 생굴만 있는 건 아니다. 튀김 등으로 만들어 미국, 일본 등에 수출한다. 그 물량만도 700~800t에 이른다. 굴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나는 대목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2-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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