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세이 영역 개척한 ‘문필가’ 천경자

그림에세이 영역 개척한 ‘문필가’ 천경자

입력 2015-10-22 10:45
수정 2015-10-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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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고도서들, 애초 정가보다 비싸게 거래

“작업이 잘 될 때에는 눈앞의 작품에서 어머니의 젖, 혹은 번데기를 아주 아주 농축한 것 같은 진한 향기와 고소한 맛이 난다. 나는 그것이 생명의 향기라고 믿는다. 그러한 느낌을 느끼게 되는 때가 서툰 내 인생살이에 더욱 아름다운 활력소와 비타민이 되어 나를 생기 있고 팔팔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림 작업은 내게 신앙이다.” (천경자, ‘꽃과 영혼의 화가’ 118쪽, 랜덤하우스코리아, 2006)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풍을 개척했던 고(故) 천경자 화백은 톡톡 튀는 말솜씨와 유려한 글솜씨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예술인으로도 족적을 남겨왔다.

22일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천 화백이 쓴 절판된 출간물들이 애초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교보문고 온라인 중고장터에 따르면 정가 1만5천원인 ‘꽃과 영혼의 화가’가 2만원대에, 화집 ‘그 생애 아름다운 찬가’ 등은 15만~20만원대 가격에 매물로 올라 있다.

출판계에 따르면 천 화백은 자신의 그림 등에 얽힌 사연을 함께 담아낸 ‘그림에세이’의 영역을 새롭게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78년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과 에세이집 ‘탱고가 흐르는 황혼’(1995), ‘꽃과 색채와 바람’(1996), ‘나는 내 삶을 살고 싶다’(1999) 등 단행본으로 엮인 저술만 10권이 넘는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19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미인도’를 둘러싼 1991년 위작시비에 이은 절필, 이후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년의 삶 등 그의 후반기 삶은 순탄치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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