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체·돋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바탕체·돋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10-02 17:38
수정 2016-10-0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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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최정순 100년 특별전

‘한글 글꼴의 설계자’로 평가
사진활자 원도·청사진 공개

최정순 선생이 참여한 국정 교과서의 글꼴로 제작된 1959년 국어책. 국립한글박물관
최정순 선생이 참여한 국정 교과서의 글꼴로 제작된 1959년 국어책.
국립한글박물관
1950년대에 도입된 자모조각기와 활자주조기의 활자 제작에 사용된 원자판과 자모, 활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제공
1950년대에 도입된 자모조각기와 활자주조기의 활자 제작에 사용된 원자판과 자모, 활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제공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글꼴인 바탕체와 돋움체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지금의 50~60대에 익숙한 국정교과서 ‘국어’의 활자를 만든 이는 누구일까.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 글꼴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최정호(1916~1988)와 최정순(1917~2016) 두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들의 삶을 기리고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오는 5일부터 연다. 최정호와 최정순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남남이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면서 현재 글꼴의 근간이 되는 수많은 ‘원도’(原圖·한글 활자의 씨그림)를 만들어 냈다. 바탕체와 돋움체, 명조체와 고딕체 등의 ‘오리지널 드로잉’을 그린 장인들인 셈이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최정호와 최정순의 유품을 비롯해 안상수 안그라픽스 대표, 일본 폰트업체 모리사와가 소장하고 있는 두 사람의 작품 등 자료 195점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최정호의 사진활자 원도와 청사진, 마스터필름 등도 공개된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된다. 1부 ‘원도활자’에서는 두 장인이 활발하게 활동한 1950∼1990년대 활자 인쇄기술의 변화 양상과 원도를 다룬다. 원도는 기계로 활자를 만들기 전, 한 변의 길이가 4∼5㎝인 정사각형 안에 쓰는 글자를 지칭한다. 원도를 바탕으로 1950∼1960년대에는 납활자를 생산했고, 1970년대부터는 사진활자를 만들었다. 전시장에서는 납활자 제작 시 사용되는 원자판과 자모, 사진식자기에 쓰이는 유리식자판 등을 볼 수 있다.

2부의 주제는 ‘두 글씨장인 이야기’다.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했지만 활동 영역은 달랐다. 최정호는 서적 출판용 활자의 글꼴을 주로 개발했고, 최정순은 교과서와 신문 활자의 원도를 많이 그렸다.

최정호의 글꼴이 사용된 1959년 동아출판사 ‘새백과사전’과 최정순의 글꼴로 제작된 같은 해의 ‘국어’ 교과서를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최정순은 1982년 서울신문 CTS 원도, 1983년 서울신문 사진식자, 1985년 서울신문의 전산식자를 개발했고, 중앙일보 창간호의 신문 활자를 제작하기도 했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한국전쟁 이후 혼란스러웠던 시절에 많은 사람이 본 백과사전과 교과서, 신문에는 대부분 최정호 선생과 최정순 선생의 글꼴이 담겨 있다”면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두 장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10-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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