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술계 결산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지난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경매에 앞서 한 관람객이 ‘우주’를 감상하고 있다.
크리스티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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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50주년 기획전으로 ‘광장’을 화두로 한국 미술과 근현대사 100년을 돌아보는 전시를 선보였다. 과천관 중앙홀에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담은 ‘한열이를 살려내라’와 최병수 작가의 ‘노동해방도’가 걸려 있다.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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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잇따른 해외 전시도 고무적이었다. 이우환(83) 화백은 지난 2월 프랑스 퐁피두 메츠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고, 김환기 사위인 한국 추상화 거목 윤형근(1928~2007) 회고전도 지난 5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였다. 미디어아트 거장 백남준(1932~2006) 회고전은 지난 10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해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반면 국내 미술시장은 고사를 우려할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매 부진과 갤러리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정부의 미술품 과세 강화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미술시장 침체 장기화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존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에는 37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호크니의 ‘클라크 부부와 퍼시’.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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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은 ‘광장’을 화두로 한국 미술과 근현대사 100년을 돌아보는 특별전을 선보였다.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 등 전관을 활용한 대규모 기획전으로 주목받았지만 복제품 논란 등 준비가 허술했고, 전시 자체도 혼란스럽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8월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후’에 출품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우익의 압박 등으로 전시 3일 만에 강제 중단돼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전시 중단 경위를 조사한 일본 검토위원회가 최근 “표현의 자유의 부당한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려 또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올해 교체된 주요 공공 미술관장에 여성 수장이 대거 임명됐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최은주 대구미술관장,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등이다.
지난 8월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에 출품됐다 전시가 중단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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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비엔날레에서도 여성 예술감독의 활약이 돋보였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은 김현진이 맡았고, 내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와 제주국제비엔날레에선 각각 임수미와 김인선이 감독으로 선정됐다.
주요 미술상 수상자도 여성이 차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은 수상자 이주요를 포함해 후보 4명이 모두 여성이었다. 이불(호암상 예술상), 김진(전혁림미술상), 박미화(박수근미술상) 등 다양한 미술상에서 여성 작가들의 성취가 돋보였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19-12-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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