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 책]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입력 2014-11-22 00:00
수정 2014-11-22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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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함께 있진 못해도 엄마는 늘 널 생각해

‘직장맘’은 회사 일에 치여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 놓고 불안해하거나 미안해하곤 한다.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고 잠시만 떨어져 있어도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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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엄마’와 ‘은비’도 마찬가지다. 월요일 아침 엄마는 출근 준비하랴, 은비 밥 먹이고 유치원 갈 준비하랴, 정신없이 바쁘다. 발걸음을 재촉해 유치원에 은비를 데려다 주고 서둘러 회사에 간다. 출근한 엄마는 은비가 울고 있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유치원에 전화한다. 선생님의 괜찮다는 말에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 회의 자료와 서류를 준비하고 주말 동안 밀린 일을 처리한다. 신입 사원의 실수로 일이 잘못돼 상사에게 혼나기도 한다. 퇴근 무렵 갑자기 중요한 회의가 열려 마음을 졸인다. 제시간에 집에 가서 은비랑 저녁을 먹지 못할 것 같아서다. 엄마는 어쩐지 울고 싶어진다.

은비는 유치원에서 주말에 있었던 일을 발표하고 술래잡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수업이 끝나 아이들 반쯤이 집으로 돌아간다. ‘직장맘’을 둔 아이들만 남는다. 은비는 종이접기도, 그림그리기도 재미가 없다. 엄마가 일찍 일을 끝내고 데리러 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늘 엄마 대신 할머니가 온다. 눈물이 막 나오고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동안 엄마는 늘 아이를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을 아이에게 전하고, 아이는 엄마가 자기와 함께 있지 못해도 엄마가 항상 자신을 걱정해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마다 하는 일은 달라도 아이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만은 세상 모든 엄마가 같다는 걸 알려준다.

지면 구성도 돋보인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엄마의 일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책장을 펼쳤을 때 왼쪽 면엔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 이야기를, 오른쪽 면엔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은비 이야기를 담았다. 4~7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4-11-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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