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잣대

행복의 잣대

입력 2012-03-11 00:00
수정 2012-03-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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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직이든 연말, 연초에는 승진 등 인사(人事) 이동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주변에서 축하해야 할 일, 위로해야 할 소식들이 속속 전해져 왔습니다. 이전에 이런 소식을 접하면 저는 승진하면 무조건 축하, 그렇지 못하면 위로라는 ‘OX 공식’을 적용했습니다. 저 자신이 월급쟁이였을 때, 겉으로 드러내진 못했어도 회사 벽보 앞에서 울고 웃었던 경험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기준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정말 그 사람에게 좋은 소식인지, 아님 오히려 불행한 일의 ‘예보’인지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란 고사가 있지요? 복(福)이 화(禍)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되기도 한다는, 그래서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함부로 헤아릴 수 없다는 말.

그렇더라도 누군가 정말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있는지, 혹은 겉으론 그럴 듯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실패한 삶인지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얼마 전 그토록 원하던 진급에 실패한 제 군인 친구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을 전방에서 지냈던 그 친구가 하루는 저에게 이런 전화를 해왔습니다. “성구야, 나 진급 못 해도 좋아. 나 정말 행복해!”

이 친구를 이토록 들뜨게 만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은 제대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휘관 시절 부관들이 제 친구를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마치 학창시절 담임선생님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처럼.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제대하고 나면 상관을 생각하기는커녕 부대 쪽을 향해 오줌도 누지 않겠다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겁니다. 그런데 이 친구의 부관들은 달랐습니다. 아니 제 친구가 달랐던 것이겠지요. 저도 “그래, 너야말로 잘 살았다. 축하한다!”고 힘차게 대꾸했습니다. 인생에서 무엇이 행복 혹은 성공의 잣대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 좋은 기회였습니다.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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