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最善)과 최악(最惡)

최선(最善)과 최악(最惡)

입력 2012-05-13 00:00
수정 2012-05-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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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인 제가 회사 식구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런데 정작 그 말의 뜻을 가만히 되새겨보면 참 아리송합니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농땡이를 치지 말라는 말인지, 매일 출퇴근 시간을 잘 지키라는 뜻인지…. 스스로도 명확히 알지 못하면서 그 말을 시도 때도 없이 읊어대는 자신이 한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저 자신에게도 묻습니다. ‘너는 최선을 다하고 있나?’ 이 질문에 더욱 부끄러워집니다. 최선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 부지런한 척, 그저 척하고만 있었다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그럼 결과가 좋으면 최선을 다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일까요.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그 ‘결과’라는 것도 ‘과정’이 어떠하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1등만 사는 세상’이 결과적으로 세상을 더욱 분열시키고 망칠 수도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최선’을 ‘최악’으로 바꾸는 것이죠. “자신의 일에서 최악은 만들지 마라!” 그럼 애매하던 게 조금씩 분명해지기 시작합니다. 직장인에게 최악은 자신이 속한 직장을 망치는 것이겠지요. 학생에게 최악은 자신의 앞날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정치인이 개인의 욕심만 생각하면 나라가 망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모두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악의 선택과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세상은 안정되고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저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동네마다 어지럽게 붙여놓은 현수막과 벽보를 보면서 저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됐습니다. ‘최악의 사장은 되지 말자!’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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