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국악만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곡 써볼 작정”

“앞으론 국악만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곡 써볼 작정”

입력 2015-12-02 09:33
수정 2015-12-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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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서 ‘작곡가 박영희 70년’ 특별 음악제

“앞으로는 국악만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더 써볼 작정입니다.”

독일을 넘어 유럽에서 명성을 인정받는 한국인 여성 작곡가 박-파안 영희(박영희·70)씨가 1일 저녁(현지시간) 베를린 주독 한국대사관 문화원에서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이 자신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그가 쓴 곡을 실력 있는 음악인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며 참가자들과 종일 호흡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연주자들은 이날 기획음악제에서 ‘아가’(雅歌)를 비롯해 8곡의 공연을 마친 뒤 문화원과 공동으로 미리 준비한 생일케이크와 꽃다발을 그에게 안기는 것으로 칠순 작곡가의 성취에 존경을 표했다. 박씨는 감격에 겨워 “정작 내게는 자식이 없지만, 오늘 이 순간 자식이 100명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사의를 전달했다.

충북 청주 출신의 박영희는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1974년부터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대에서 클라우스 후버에게 작곡을 배웠으며, 현대음악분석법, 음악이론, 피아노도 별도로 사사한 뒤 독일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다. 박영희는 1978년 창작곡 ‘만남’으로 스위스 보스빌 제5회 세계 작곡제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작곡콩쿠르에서 1등을 받았고 같은 해 한국의 난파음악상도 수상했다. 이후 오케스트라 곡 ‘소리’의 도나우엔싱엔 현대음악제 초연을 계기로 호평을 얻은 뒤 수차례 작품 초청을 받으면서 국제적 명성을 다졌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독일 브레멘 예술대 작곡과 주임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한 박영희는 창작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쓰면서 세계 각지 주요 현대음악제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2015년도 유럽교회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순교자들과 한국전쟁 당시 순교자들을 위한 특별한 곡을 작곡 중이며, 곡이 완성되면 내년 6월 바이에른주 에레징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초연할 계획이다.

박영희는 ‘소리’, ‘마디’, ‘님’처럼 한글로 작품명을 채택하는 등 한국적 정서와 전위적 기법을 접목한 곡들을 주로 작곡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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