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농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강상기(45)·상원(40)씨 형제. 정신지체 2급인 형제는 자신들의 생년월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알지 못한다. 4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윤말순씨는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히로시마로 건너가 일하던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에 피폭돼 크게 다쳤다. 당시 징용으로 끌려 갔거나 먹고 살기 위해 건너갔던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됐고 그 중 4만여명이 숨졌다. 그런데 한국인 피폭자의 60%가 이곳 합천 출신으로 추정된다. 광복된 뒤 합천으로 돌아온 피폭 1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 이제 2000명 남짓 남았다지만 2세들은 역사의 형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21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을 찾아 그 피울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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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에 데인 이들의 상흔은 2대에 걸쳐 이어지는데 정부와 사회의 이렇다할 지원이 없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① 앞이 보이지 않는 문택주(왼쪽)씨가 고통스러운 나날을 털어놓는 모습을 어머니 박달순씨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은 동생 택주씨. ② 정신분열증도 겹쳐 제 살을 뜯을 정도로 밤잠을 설친다는 정영현(오른쪽)씨가 같은 다운증후군 환자인 아내 허지영씨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③ 정신지체 2급으로 생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강상기(왼쪽)·상원(왼쪽 두 번째)씨 형제가 한정순(등 보인 이)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조슈아 필저(오른쪽 두 번째) 교수, 진경숙(오른쪽) 환우회 사무국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합천 장고봉PD gobo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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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에 데인 이들의 상흔은 2대에 걸쳐 이어지는데 정부와 사회의 이렇다할 지원이 없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① 앞이 보이지 않는 문택주(왼쪽)씨가 고통스러운 나날을 털어놓는 모습을 어머니 박달순씨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은 동생 택주씨. ② 정신분열증도 겹쳐 제 살을 뜯을 정도로 밤잠을 설친다는 정영현(오른쪽)씨가 같은 다운증후군 환자인 아내 허지영씨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③ 정신지체 2급으로 생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강상기(왼쪽)·상원(왼쪽 두 번째)씨 형제가 한정순(등 보인 이)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조슈아 필저(오른쪽 두 번째) 교수, 진경숙(오른쪽) 환우회 사무국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합천 장고봉PD goboy@seoul.co.kr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형제만 남았다. 이웃의 허드렛일을 돕지만 셈을 할 줄 몰라 제 품삯을 챙기지도 못한다. 전날도 일했다고 해서 얼마 받았느냐고 묻자 “만원 하고 오백원”이라고 답한다. ‘오백원’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더니 “할매 그려진 거?”라고 되묻는다. 취재진을 안내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등이 그제야 “아! 형은 일 잘하니 5만원, 동생은 일 못하니 만원 받았다는 얘기구나.”라고 정리한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