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15>혼례 문화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15>혼례 문화

입력 2014-08-25 00:00
수정 2014-08-2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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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도움 빼기·예식비 나누기 = 행복 더하기

‘하나, 가까운 분만 모시고 의미 있게 혼인식을 올리겠습니다. 둘, 예물과 예단은 정성껏 그러나 간소하게 마련하겠습니다. 셋, 신혼집과 혼수를 마련하는 비용은 신랑, 신부 양측이 형편에 맞춰 나눠서 내겠습니다.’ 여성가족부가 고비용 혼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작은 혼인식 릴레이 약속’ 내용이다. 혼례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는 혼례의 본질적 의미를 퇴색시키고 혼인을 늦게 하거나 안 하는 원인이 되며 하객 부담도 가중시키는 등 사회 문제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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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사랑채에서 치러진 작은 혼인식 모습. 생활개혁실천협의회 제공
최근 청와대 사랑채에서 치러진 작은 혼인식 모습.
생활개혁실천협의회 제공
미혼 남녀들은 혼인 비용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어 무력감을 느끼고, 부모들은 자녀 결혼을 위해 노후 대비를 포기하고 빚을 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혼인식이 부모의 경제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변질돼 위화감마저 조성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작은 혼인식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 확산과 더불어 공공시설 예식장 개방을 통한 건전한 혼례문화 정착,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요구된다. 자녀의 혼인을 부모가 책임지고, 자녀는 부모에게 기대는 것을 당연시하는 가족주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통해 독립심 향상과 혼인 비용 절감, ‘신랑=집, 신부=혼수’라는 도식 탈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뿌린 것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의식의 사슬을 끊으면 축의금 문화 개선은 덤으로 찾아온다.

작은 혼인식은 의미도 모른 채 결혼예식업체가 제공하는 예식 절차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절차마다 자신들이 의미를 찾아 스스로 준비해 치르는 혼례다. 하객을 150명 내외 초청하고,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총혼례비 1000만원 내외에서 치르되 부족한 부분만 양가가 형편에 따라 분담하고, 하객 접대 음식은 1인당 2만원 내외로 하며, 혼인서약은 본인들이 의미를 담아 작성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 캠페인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양승태 대법원장, 정홍원 국무총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를 포함해 217명이 서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남은 지난해 직계가족 30여명만 모인 가운데 비밀리에 전통혼례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김숙자 여가부 가족정책과장은 “신랑 신부를 잘 모르는 부모의 직장 동료 등은 제외하고 잘 아는 친구, 친척만 양가 수십명씩으로 예상해 작은 결혼식 하객을 총 150명 정도로 계산했다”면서 “바뀌지 않을 것 같던 매장문화가 20년 만에 화장문화로 완전히 바뀐 것처럼 혼례문화도 머지않아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공공시설 예식장 개방을 확대하고 이용 정보를 혼례종합정보센터를 통해 제공한다. 무료 또는 실비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공시설 예식장은 현재 청와대 사랑채와 서울시민청,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 청남대 등 전국 149곳이다. 경기도지사 공관을 9월부터 혼례시설로 개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건전한 혼례문화 확산을 위한 예비 부부와 그 부모에 대한 교육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하고 있다. 올해 7개월 동안 1000명이 혼례와 혼수의 의미 등을 교육받았다. 올해 예비 부부 4000명을 더 교육한다. 합리적인 결혼 모형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10월) 등 비용 절감 효과가 큰 ‘작은 결혼식 모형’도 개발, 보급한다. 작은 혼인을 위한 웨딩 콘서트, 나만의 아름다운 결혼식 사진 공모 및 전시회, 작은 결혼식 시연회와 심포지엄 등도 올해 연다.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22명을 대상으로 작은 혼례 웨딩 플래너 양성 교육을 하고 있다.

무료인 청와대 사랑채 작은 혼인식을 신청하고자 하는 사람은 혼인 비용 등 간단한 사연을 적어 혼례종합정보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올해 신청자 50쌍 중 22쌍을 선정해 하반기에 혼례를 치른다. 생활개혁실천협의회 최미정 실장은 “좌석 80석에 식당도 없고 드레스 등을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지만 경관이 좋고 작은 결혼식에 의미가 있어 만족도는 높다”고 말한다.

서울시 시민청 지하 2층 태평홀은 혼인식 6개월 전 신청하면 10일 이내에 통보하며 이용 요금은 6만 6000원이다.

2012년 7월 작은 결혼식을 치른 김기욱씨는 “보여주기가 아니라 우리 커플이 만족할 수 있는 작은 결혼식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예단과 예물 비용을 대폭 축소했는데 커플링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웠고 부모님께 전혀 손 벌리지 않고 우리 힘으로 결혼식을 치르니 진정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뿌듯해했다. 김씨는 “신혼집도 부모님 도움 없이 전월세로 시작했기 때문에 내 집 장만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내 손으로 일궈 가는 오늘과 내일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작은 결혼과 함께 결혼 비용도 양성이 평등하게 남녀가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랑 측이 먼저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신부 측이 제의하는 게 좋다. 당장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그것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박모(63)씨는 지난해 아들이 결혼할 때 신혼집을 포함한 결혼 비용을 양측이 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어렵사리 사돈에게 말을 꺼냈으나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돌아온 답은 “나중에 집 살 때 보태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유모(55)씨는 20대 후반인 딸 둘이 결혼할 때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결혼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실천에 옮길 생각이다.

성미애 한국방송통신대 가정학과 교수는 “이제까지 혼인은 가문 대 가문의 문제로서 혼주인 부모가 주체였기 때문에 지위 과시용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신랑 신부가 혼인 주체가 돼 준비하도록 의식을 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되면 간소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소박한 신혼 출발을 당연시하는 의식 변화를 위해 부모 및 예비 부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선 서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하는 당사자들이 하고 싶은 것과 보유 자금을 비교한 뒤 차액에 대해서는 규모 축소나 대출, 부모 지원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남녀 간 의사소통을 이뤄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용호 서울시의원, ‘제1회 2025 서울 ESG 경영포럼’ 참석 축사…서울시 정책기조 실현 강조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호 시의원(국민의힘, 용산1)은 지난 18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19층)에서 개최된 ‘제1회 2025 서울 ESG 경영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포럼은 서울연구원이 주최하고, ‘신정부의 ESG 정책 기조와 서울시 ESG 경영 추진방향’을 주제로 ESG 경영 선도 도시 구현을 위한 정책 의제를 발굴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관·산·학·연·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울시 ESG 경영의 방향성과 과제를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포럼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서울연구원 오균 원장,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이재 이사장, 지속가능경영학회 김영배 회장, ESG 콜로키움 김영림 의원대표(동작구의원), 서울시의회 박상혁 교육위원장과 장태용 행정자치위원장, 용산구의회 이미재·김송환 의원, 종로구의회 김하영 의원, 강동구의회 강유진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서강대학교 송민섭 교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 한국ESG평가원 손종원 대표, 국제사이버대학교 김수정 교수, 공기관 및 시민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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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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