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없다… 보다 빛나는 79인의 땀방울
지구촌 축제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막을 1주일 여 앞둔 가운데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또 하나의 국제대회를 준비 중인 이들이 있다.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제8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그들이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조성국(자전거 수리 종목) 선수가 두 아이의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연습을 하고 있다. 조 선수는 힘들 때마다 이 사진을 보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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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와 마우스는 박영진(전자출판 종목) 선수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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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사진 종목에 출전하는 임성노(46·지체장애 1급) 선수는 전동휠체어에 앉아 하루의 대부분을 훈련으로 보낸다. 임 선수는 한때 동네에서 사진 잘 찍기로 소문난 사진관을 운영했다. 10여년 전 온몸의 근육에서 힘이 빠지는 희귀병에 걸리면서 사진관을 닫고 한동안 실의와 절망감에 빠져 지냈다. 우연히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소식을 접하고 여러 국내 대회를 거쳐 국가대표가 된 뒤로 장애로 잃었던 삶의 희망을 다시금 품게 됐다. 그는 “메달을 따서 상금과 연금을 받아 고생한 아내에게 보답하고 싶고, 동네에 조그마한 사진관도 열고 싶다.”며 마음속에 감춰둔 꿈을 조심스레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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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데이터베이스 종목에 출전하는 이수정(35·뇌병변장애 2급) 선수가 양손으로 힘겹게 한 글자 한 글자 키보드를 누르며 훈련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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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노(실내 사진 종목) 선수가 카메라의 LCD창을 통해 촬영한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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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마스터 종목의 곽민정(31·청각장애 2급) 선수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4년 전 일본 시즈오카 대회 웹마스터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이제명 씨가 곽 선수의 남편. 이씨는 틈틈이 부인의 연습 내용을 확인하며 남편이자 메달리스트 선배로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곽 선수는 “남편의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럽긴 해도 큰 힘이 된다.”며 “열심히 해서 남편이 못다한 금메달의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결의를 내보였다.
자전거수리 종목의 조성국(34·지체장애 6급) 선수는 익산의 한 제지회사에서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다. 정식으로 자전거 수리를 배운 적은 없지만 전국 대회에서 수상하며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조 선수는 “못 쓰는 자전거를 고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장애인들에게 수리 기술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금메달보다 더 값진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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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깔린 밤 늦은 시간까지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의순(53·지체장애 6급·양장), 문승진(50·신장장애 2급·양장), 김태균(42·청각장애 2급·실크페인팅), 전종석(57·지체장애 5급·양복), 박종호(53·지체장애 4급·양복) 선수.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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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무관심 속에서도 메달의 꿈을 향해 쉼 없이 노력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2011-08-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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