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vs 조순형…정호준 합류땐 3파전

정진석 vs 조순형…정호준 합류땐 3파전

입력 2012-03-14 00:00
수정 2012-03-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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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2세 정치인 대결

새누리당이 13일 발표한 7차 공천에서 정진석(52)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 중구 후보 공천을 받으면서 ‘정치 2번지’라 할 이곳에서 2세 정치인 3명의 진검승부가 펼쳐질지 주목받고 있다. 이미 자유선진당 조순형(77) 의원이 당 공천을 받아 출사표를 던진 상태여서 민주통합당의 후보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여야 3당의 2세 대결이 가능해진다. 현재 민주통합당은 지난 12일부터 지역구를 옮겨 도전한 유선호(59) 의원과 김택수(48)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남요원(50) 한국 민예총 사무총장, 정호준(41) 전 청와대 행정관 등 4명이 후보 경선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정 전 행정관이 2세 정치인이다.



정진석 전 수석은 과거 6선 의원을 지낸 고 정석모 전 내무장관의 아들이다. 7선의 조순형 의원은 알려진 것처럼 1960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유석 조병옥 박사의 3남. 민주당 정호준 전 행정관은 중구에서 5선 의원을 지낸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이다.

엄밀히 말하면 과거 7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신민당 부총재 등을 역임한 고 정일형 박사의 손자인 만큼 3세 정치인이다.

새누리당 정 전 수석은 앞서 부친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연기에서 정치에 입문, 재선에 성공한 뒤 4년 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3선을 따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충남 공주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이 전략공천 차원에서 그를 중구에 차출했다.

‘미스터 쓴소리’ 조 의원은 2007년 11월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반대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뒤 선진당에 입당해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당초 중구 출마를 고사했으나 당이 전략공천 차원에서 그에게 중임을 맡겼다.

3명의 정치명문가 출신 후보가 동시에 총선 본선에 나설 경우 정당 간 대결은 물론 정치명문가끼리의 자존심을 건 명예 대결이 펼쳐진다. 길지 않은 한국 정치사에서도 유례없는 진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과 정호준씨 가문의 인연도 각별하다. 조 의원의 친형 고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은 아버지와 달리 민주당 신파에 합류, 정대철 전 의원과 의정활동을 함께 했다.

조 의원도 옛민주당→신민당→민주당→민주통합당 등으로 이어진 민주당 출신이다. 조윤형·정대철 전 의원 부인들은 이화여대 동기동창이다.

새누리당 정 전 수석은 “중구는 과거 성동고 재학 시절 미국 CIA의 청와대 도청 사건과 관련, 학생들을 이끌고 거리 시위를 주도했던 곳”이라며 “풍부한 국정경험을 살려 중구의 가치를 두 배로 올려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맞서 집안 대대로 중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통합당 경선후보 정 전 행정관은 “중구 주민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낙하산 공천을 반대한다.”며 정 전 수석과 각을 세웠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업정치 논란에 대해 “장단점도 있지만 공정한 입문 절차로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종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최지숙기자

taein@seoul.co.kr

2012-03-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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