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보훈처 예산삭감’ 여야공방…예산의결 지연

정무위 ‘보훈처 예산삭감’ 여야공방…예산의결 지연

입력 2014-11-14 00:00
수정 2014-11-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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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보훈처장 정무위원장에 항의했다 ‘사과’ 소동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야가 국가보훈처 일부 사업의 예산 삭감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면서 모든 소관 부처의 예산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정무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국가보훈처 등 소관 부처들의 예산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여당 의원들이 보훈처 일부 사업의 예산 삭감을 문제 삼으면서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했고, 14일에도 전체회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미군을 기리기 위해 미국 현지에 세울 기념비 건립 예산과 부산 유엔기념공원 내 박물관의 전시물을 구입하기 위한 예산 등 2가지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의 경우 새누리당은 “6·25 전쟁 때 미군 해병대가 최대 7천명 이상 전사한 전투”라며 예산안 심사소위에서 전액 삭감키로 의결한 3억원을 다시 편성해 기념비를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미 미국에 장진호 전투와 관련이 있는 4개의 기념조형물이 있으며, 내년에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은 아니므로 우선순위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 내 박물관 예산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은 “유엔공원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세계 각국 정상이 방한 시 찾는 필수코스인데 공원에 최근 개관한 박물관이 텅텅 비어있다”며 전시물 구입을 위한 2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야당은 이미 예산소위에서 전액 삭감하기로 합의했다며 불가 입장이다.

이밖에 정무위 예산소위에서는 ‘나라사랑정신 계승발전’ 사업 예산을 정부가 요구한 35억1천300만원에서 9억5천300만원 삭감했고 특히 여야 간에 논란이 되풀이돼 온 ‘나라사랑 교육예산’을 정부 원안보다 3억원 깎는 등 심의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을 상당폭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13일 전체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보훈처의 내년도 예산이 예산소위에서 대폭 삭감됐다며 새누리당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서류를 내팽개치며 항의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경을 목격한 여야 의원들이 박 처장에게 항의해 결국 박 처장이 정 위원장에게 사과했으나, 여야 의원들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다는 후문이다.

박 처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도 서면보고를 거부하고 업무보고를 하겠다고 고집하면서 정 위원장의 지시를 거부하고 여야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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