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등 주도에 ‘김무성 역할론’ 부상…친박계, 강력 반발
새누리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9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당내 비주류 3선 의원들이 정병국·주호영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전대 중반 판세에서 두 비박계 후보가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인 이정현 후보 및 중립 성향 범친박계인 이주영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린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자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몇몇 3선 의원이 연락을 해와서 비박계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했다”면서 “당의 주축인 3선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집단행동을 하거나 연판장을 돌리는 수준의 시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어쨌든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목소리가 제법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비(非) 수도권의 비주류 3선 의원도 “그런 연락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개인적으로는 그런 시도가 계파 갈등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비주류 후보 단일화 시도는 김무성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학용 의원 등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가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주류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인하면서 정병국·주호영 후보가 “이번 주말께 단일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물밑 시도’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비주류 내에서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데다 친박계에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계파 논란이 전대 막판에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정병국 후보측이 단일화에 적극적인 데 비해 주호영 후보는 완주 의사를 견지하고 있어 이번주 후반이 단일화 여부를 판가름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주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당의 3선 의원들 10여명이 단일화하라는 연판장도 돌리는 상황이지만 제 주장을 끝까지 하고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의 ‘표 몰아주기’ 관측에 대해서는 “아직은 뚜렷한 움직임이 안 보이지만 전대가 가까워질수록 친박이 은밀하게 어느 후보를 지원하도록 하는 오더(지시)가 내려간다면 공개적으로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며 “친박은 계파로서 결속력과 조직력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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