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일 발표 관측 속 이달말 가능성도
여권 “정 의장 결심 굳혀… 검증 돌발변수 없으면 지명”천정배 “유신독재때나 있음직한 발상… 인준투표 반대”
김우중 전 회장 조문 마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19.12.11 연합뉴스
여권 관계자는 15일 “전직 입법부 수장이 총리를 맡는 게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분’을 놓고 고민하던 정 (전) 의장이 최근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0일 발표설’의 근거는 이번 주 선거법을 비롯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 국회 상황이 가닥 잡힐 것으로 보이는 데다 문 대통령이 23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하는 만큼 그전에 총리 인선 여부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로 가는 데 대한 반대 등 모든 변수에 대한 고려는 끝났고, 최종 검증에서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 (전) 의장을 후보로 지명할 것으로 안다”면서 “본격 검증은 지난주쯤 시작했을텐데 서둘러도 3주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인선 발표가 이달 말이나 1월 초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공직사퇴시한인 1월 16일 전에 사퇴해야 하지만, 비례대표로 출마한다면 3월 16일 이전에만 물러나면 된다.
정 의원은 애초 청와대가 ‘플랜A’로 생각했던 후보로 알려졌다. 기업인(쌍용그룹 임원)과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해 현장과 정책을 두루 아는 데다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지낸 중량감, 무난한 대야 관계 등 집권 후반기 통합·경제 총리 콘셉트에 맞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추천했던 인물이 김진표 의원이고, 진보진영의 반발 속에 김 의원이 고사하자 청와대는 정 의원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일부에서 ‘입법부의 수장’을 역임한 정 의원이 총리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 2인자로 삼겠다니, 유신독재 시절에나 있음 직한 발상”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인준 투표 때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여야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굳이 ‘청문 정국’을 만들어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이낙연 유임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한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사표가 지난주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후임에는 이명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가 거론된다. 이 변호사는 2000년 판사로 임관했다가 2005년 검사로 전직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팀장, 대검 특별감찰팀장 등을 역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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