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보정 없이 여론조사 보도한 신문 고소…타 언론 보도 없자 ‘비판’
경기 이천 선거구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엄태준(48) 후보가 자신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지 않은 기자들을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엄 후보는 지난 27일 ‘언론에게는 사실을 보도할 의무가 있는 바, 이천의 기자들은 자신들의 기사를 내고 싶으면 내고 내기 싫으면 안내도 되는 줄 아는가 보다. 못된 놈들 같으니’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연령별 보정치를 거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한 지역 언론을 경찰에 고소한 뒤 기자회견까지 했으나 이를 다른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지역에 수많은 기자들이 취재해 갔으나 서로 기사를 내지 않기로 협의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모두 범죄행위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A사는 23일자(제650호)에 ‘새누리당 유승우 후보가 47.3%의 지지율로 21.8%를 얻은 엄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을 1면에 냈다.
엄 후보측은 즉각 이의를 제기했고, A사는 ‘보정된 결과는 다음 주에 실으려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엄 후보측 관계자는 30일 뉴시스와 만나 “연령대별 인구수에 대한 보정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문제가 있는 표본임에도 이를 언론사가 보도한 것은 분명한 선거법 위반(공직선거법 108조 5항)”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결과로 이득을 보게 될 새누리당 유 후보와의 모종의 거래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논란이 된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는 “후보의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거친 표현을 한 것이나 전체적 취지에 대해서는 입장의 변화가 없다”고 했다.
엄 후보는 28일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논란이 된 글 일부를 수정했다.
A사 관계자는 “엄 후보측의 고소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찰 조사가 끝나면 엄 후보측이 제기하는 의혹 등에 대해 대응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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