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제주 방문 ‘50분’ 뭘 남겼나

박근혜 제주 방문 ‘50분’ 뭘 남겼나

입력 2012-03-30 00:00
수정 2012-03-30 16: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세장 인파로 가득…교통 방해 항의도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주를 깜짝 방문했다. 빡빡한 일정 탓인지 제주에 머문 시간은 단 50분에 불과했다.

30일 오전 제주공항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보려는 새누리당 당원과 지지자 30여 명으로 떠들썩 했다.

이미지 확대
박 비대위원장이 탄 김포발 항공기는 돌풍 등의 영향으로 9분이 지연돼 이날 오전 10시 44분 제주에 도착했다.

8-9분 가량이 더 지나서야 박 비대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냈고 지지자들의 술렁임도 커졌다.

그러나 분위기있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악수도 하며 환영행사를 하려던 당원과 지지자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바쁜 일정때문에 박 비대위원장이 뛰다시피 공항을 빠져 나가 차량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도착 대합실에 머문 시간은 2-3분 남짓.

박근혜 위원장이 탄 차량은 비상등을 켜며 달리기 시작했고, 유세 현장인 제주시 노형로터리에는 11시 3분쯤 도착했다.

박근혜의 힘을 보여주듯 노형 로터리는 지지자들로 가득찼다. 박 위원장이 연단에 오를 때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제주 사투리로 “안녕 허우꽈”로 말문을 연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과거를 반성하며 국민들에게 행복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새누리당의 쇄신을 강조한 말이다.

야당을 향해서는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거론하며 “민생문제는 외면하고 이념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세대를 가르고 계층을 가르는 편가르기 정치를 그만 두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보수층의 결집을 위해 이념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는 야당의 입장과는 상반된 주장이다.

또 “제주해군기지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해군기지로 유명한 미국의 하와이처럼 만들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챙기겠다”고 호소했다.

정부 추진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나 검증 요구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고 안보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뿐이었다.

새누리당의 제주시갑 선거구 현경대 후보와 서귀포시 선거구 강지용 후보에 대해서는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문제를 해결할 후보들”이라며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연단 밑에서는 30대 차량 운전자의 거센 항의가 있었다.

유세의 영향으로 차도 일부가 막히면서 차량 통행에 불편을 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교통봉사를 하던 새누리당 지지자와 말다툼이 빚어졌고 급기야 인근에 있던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차량 운전자는 “도로 점용 허가는 받고 유세를 하는 것이냐”고 따진 뒤 “교통 흐름에 불편을 주고도 자원봉사자는 ‘그냥 가라’며 반말까지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박 위원장의 연설은 10분만에 끝났고 지지자와 악수할 겨를도 없이 박 위원장은 차량에 올라 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광주행 항공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박 위원장이 제주에 머문 시간은 다 합쳐도 50분에 불과했다.

이날 하루에만 광주와 대전, 청주 등의 방문이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공식선거운동 이틀만에 제주를 방문했다’며 의미를 부여하는 쪽도 있고 ‘달랑 50분동안 머물렀다’며 제주도 무시론을 강조하는 쪽도 있다.

어느 쪽이든 ‘움직이는 것이 뉴스’라는 말을 박 비대위원장이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노컷뉴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노컷뉴스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노컷뉴스에 있습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