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위험수위로 치닫던 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선 공천 갈등이 8일 서울 동작을 문제를 계기로 폭발했다.
수원 3곳과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작업이 동작을에서 배제된 안철수 공동대표측 금태섭 전 대변인의 수원 투입 카드가 돌연 부상하면서 ‘지분 공천’, ‘돌려막기식 측근 챙기기 논란’에 휩싸였다.
동작을 후보로 전략공천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당의 결정을 수락키로 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했으나, 낙천한 ‘운동권 20년 지기’인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이 격하게 항의하면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허 전 위원장은 회견장에 들어와 마이크를 빼앗고 “패륜적 공천”이라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허 전 위원장이 제지하는 당직자의 멱살을 잡는 등 욕설과 고성이 뒤엉키면서 일순간 난장판으로 변했다.
허 전 부위원장은 원내지도부에 의원총회를 개최, 공천을 재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략공천지역인 나머지 4곳의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오전에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금 전 대변인을 수원 정(영통)에 공천하는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 논란이 불거졌다.
기 전 부시장과 함께 김근태계에 뿌리를 둔 우원식 최고위원은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에 내려꽂은 게 결국 안 대표 측근을 쉬운 곳에 배치하기 위한 것이었느냐”고 항의하며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우 최고위원은 당 소속 의원 카카오톡 대화방에 남길 글에서 금 전 대변인을 겨냥, “동작에서는 없던 확장력이 수원에서는 왜 있다는 거냐. 누구(기 전 부시장)는 사전조정도 없이 ‘사지’로 몰아넣고…”라며 “동작에서 금 전 대변인을 빼면서까지 ‘최적최강’을 이야기하길래 어쩔수 없이 (기 전 부시장 공천을) 묵인한건데 이렇게 되면 금 전 대변인에게 비단길을 깔기 위함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난상토론이 이어지자 결국 김·안 공동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으니 ‘안’을 좁혀오겠다”며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는 오후 5시 넘어 속개되는 등 진통을 거듭했다.
다만 손학규 상임고문의 경우 새정치연합의 열세지역으로 자평하는 수원 병(팔달) 공천 쪽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 손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수원 팔달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광산을에서 사실상 공천배제된 천정배 전 의원도 성명을 내고 “상식에서 벗어난 ‘특정인 죽이기 공천’, ‘측근·계파 챙기기식 전략공천’이 자행된다면 민심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반발했다.
’투톱’의 리더십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당내 분열로 선거 전망이 어두어지는 게 아니냐”는 내부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천 혼선이 도를 넘고 있다. 국민은 재보선에서 우리 당을 도와주려는데 우리가 걷어차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며 “잘만 하면 이기는 선거인데 공멸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안체제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정청래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이번 선거가 예상치 못한 큰 패배로 귀결된다면 조기 전당대회로 이어진 몇 년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며 당 일각의 ‘조기전대론’에 가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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