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산성은 국제 망신” vs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

“재인산성은 국제 망신” vs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

이근홍 기자
입력 2020-11-04 22:42
수정 2020-11-05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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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靑국감 광화문집회 싸고 설전
朴 “文, 코로나 소굴에 국민 가둔 것 치하”
盧 “의원이 불법 집회 참석자 옹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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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국감 청와대 실장 모두 참석
운영위 국감 청와대 실장 모두 참석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조 정책실장, 노 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광화문 집회를 막기 위해 차벽을 설치한 정부 대응을 놓고 “소름”, “살인자” 등의 거친 발언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4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재인산성’ 사건을 보고 소름이 돋는다. 경찰이 버스로 국민을 코로나19 소굴에 가뒀고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을 치하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당시 집회 사진을 손에 들어 보이며 “여러 차례 보도되며 어마어마한 국제 망신을 샀다”고 지적하자 노 실장은 “이 사건 때문에 정말로 많은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도 엄청나게 나왔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이 “(차벽으로) 거리 두기를 유지하지 않고 감염도를 높였다”고 거듭 비판하자 노 실장은 “허가되지 않았던 광복절 집회만으로 확진자만 600명 이상이 나왔다”며 “불법집회에 참석하는 사람을 옹호하는 것인가, 어떻게 국회의원이 불법을 옹호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 실장은 “사람까지 죽었는데 옹호하는가. 집회 주동자들은 도둑놈이 아니라 다 살인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여야 의원들까지 가세해 삿대질과 고함을 주고받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조용히 하라”며 양측을 만류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살인자 발언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자 노 실장은 회의 속개 후 “국민을 살인자라고 한 적은 없다”며 “집회 주동자에 대해서만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도둑놈이라기보다 살인자가 맞다’는 표현을 썼는데 저도 너무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11-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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