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잇단 떼죽음 휴대전화 전파 탓” 스위스 생물학자 실험

“꿀벌 잇단 떼죽음 휴대전화 전파 탓” 스위스 생물학자 실험

입력 2011-05-17 00:00
수정 2011-05-1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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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잇따른 돌연사…범인은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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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의문의 꿀벌 떼죽음(군집 붕괴현상·CCD) 원인이 휴대전화와 관련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동통신기기에서 나오는 전자기파가 꿀벌들의 행동 이상을 이끌어 정상적인 군집생활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뇌 질환과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휴대전화는 또 한번 지탄의 대상이 됐다.

스위스 생물학자이자 꿀벌 전문가인 다니엘 파브르는 최근 실험을 통해 “휴대전화가 꿀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휴대전화 단말기들과 중계소가 꿀벌 개체수 감소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고 16일 미국 ABC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휴대전화가 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려고 벌집 안에 휴대전화를 놓아둔 채 꿀벌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전화가 통화 모드에 있을 때 벌들이 ‘일벌 장단’으로 알려진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했다.

‘일벌 장단’ 소리를 내는 것은 드문 현상으로, 일부 개체들이 새로운 벌집을 만들어 옮기는 분봉 시기가 아닐 때 이같은 소리가 나면 군집 내에 혼란이 발생한다.

보고서는 “휴대전화의 전자기장의 영향으로 꿀벌 군집에 ‘일벌 장단’이 퍼지면 예정에 없던 분봉 사태가 벌어지고 이 때문에 군집이 붕괴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군집 붕괴현상의 원인으로 살충제, 유전자조작 곡물, 바이러스 등이 지목돼 왔다. 휴대전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계속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

파브르는 “이 연구가 꿀벌 군집붕괴 현상에 대한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다. 다만 휴대전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 준 것”이라면서 “추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는 겨울에 꿀벌 군집의 30%가 줄어들었고 유럽에서도 20%가 감소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5-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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