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휴지될 주식’ 고객에 팔아넘겨”

“부산저축銀, ‘휴지될 주식’ 고객에 팔아넘겨”

입력 2011-05-17 00:00
수정 2011-05-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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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2천만원어치 기명식보통주식 산 피해자 김모씨 억울함 호소

”대기업이 산 가격의 절반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고 해 4억원어치나 샀는데... 부산저축은행이 강제 매각되면 주식이 전부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닙니까. 만약 그렇다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나 임원이 입을 손해를 대신 떠안은 꼴이 됐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매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저축은행에 나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모(60.여)씨의 넋두리다.

김씨의 사연은 이렇다. 김씨는 지난해 6월 부산2저축은행 계좌에 만기가 된 예금 4억원이 있었다. 같은 달 20일께 부산2저축은행 여직원과 지점장이 전화를 걸어와 후순위채권 매입을 권유했지만 거절했다.

그런데 며칠 뒤 30년 가까이 알고 지내던 부산저축은행 고위 간부에게서 전화가 왔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2곳이 부산저축은행 주식을 500억원어치씩 샀다. 대기업은 주당 5만원 넘게 샀지만 우량 고객들에게 절반 이하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게 해주고 있다. 1∼2년 안에 최소 2배는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까지 부산저축은행 주식을 샀다는 말에 김씨는 귀가 솔깃했다. 또 20년 넘게 알고 지내던 부산저축은행 고위 간부의 말이었기에 더욱 믿었다는 것이다. 결국 김씨는 같은 달 29일 4억2천480원으로 주당액면가 2만5천860원에 부산저축은행 기명식보통주식 1만5천468주를 샀다.

그런데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4억원어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김씨는 “부산저축은행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주주나 임원이 부산저축은행이 어려워져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량고객들에게 주식을 떠넘긴 것 아니냐”며 “나 말고도 임원 말에 속아 거액의 주식을 산 사람이 더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는 “임직원들의 입출금 내역을 보니 지난해 초부터 돈을 빼기 시작, 지난해 말에는 대부분 푼돈만 남긴 상태였다”며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량고객을 꼬드겨 주식을 사게 해 자신들이 봐야 할 손해를 우량고객에 떠넘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이런 내용의 탄원서를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 중수부에 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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