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소액결제ㆍ대출 신종사기 극성

’나도 모르게’ 소액결제ㆍ대출 신종사기 극성

입력 2011-10-20 00:00
수정 2011-10-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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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서 조경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달 하순 황당한 일을 당했다.

통장을 들여다보니 지난달 22일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수백차례에 걸쳐 소액결제 방식으로 총 2천262만원이 인출된 것이다.

김씨는 화들짝 놀라 신고했고 경찰은 김씨의 인증서나 계좌번호,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결제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거나 대출이 이뤄지는 등 신종 사기수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의 보이스피싱 사기 건수는 지난 1-7월 매달 17-18건 수준이였으나 8월에는 33건, 9월에는 27건 접수되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달 말까지 피해금액은 18억9천만원에 달한다.

더욱이 우체국이나 수사기관 직원을 사칭해 장년층과 노년층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유형에서 벗어나 당사자도 모르게 돈을 인출하거나 대출을 받아 챙기는 등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법무부 검사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아 1천100만원을 날렸다.

이 사기꾼은 “당신이 사기사건 공범인지를 수사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사해야 하니 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협박한 뒤 박씨 명의로 1천1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대출금이 박씨 통장으로 입금되자 다시 박씨에게 전화해 “사기 피의자로부터 받은 돈이 당신 통장으로 입금됐으니 송금해 달라”고 요구해 이 돈을 넘겨받았다.

박씨는 자신의 통장에서 대출금 이자가 빠져나가자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또 다른 피해자 이모씨는 “대검찰청 수사과 검사인데 당신 통장으로 돈이 입금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검으로 출석하거나 대검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고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사기꾼이 알려준 홈페이지에 접속해 통장번호와 비밀번호, 인터넷뱅킹번호,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했다가 자신도 모르게 대출을 받게 됐고 이 돈을 고스란히 날렸다.

이 같은 사기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범인 검거는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충북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마약조직처럼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대포통장을 넘겨준 통장 명의자가 검거될 뿐 몸통이 검거되는 사례는 극히 적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상한 전화를 받았을 때는 항상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인증서는 해킹당할 수 있는 만큼 컴퓨터가 아닌 USB에 저장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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