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두개골에 5~6㎝ 구멍”

“장준하 선생 두개골에 5~6㎝ 구멍”

입력 2012-08-15 00:00
수정 2012-08-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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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인위적 상처’라는 검안 소견 나와”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된 고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에서 지름 5~6㎝ 크기의 구멍이 확인돼 유족이 타살 의혹을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권(63)씨는 “지난 1일 유골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 추모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법의학자 등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37년만에 유골에 대한 검시가 이뤄졌다”고 15일 밝혔다.

그 결과 오른쪽 귀 뒤에 5~6㎝ 크기의 구멍과 주변에 45도 각도로 7~8㎝ 길이의 금이 가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인위적인 상처’라는 검안 소견을 받았다.

검시에는 법의학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원형의 구멍은 흉기로 강하게 맞아 뼈가 부서져 함몰되면서 생긴 것으로 누가 봐도 알 수 있다”며 “이제 누가 했는지를 밝히는 일만 남았다. 앞으로 그와 관련된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이어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인 만큼 검시 결과에 대해서는 공개 수위를 결정한 뒤 17일 추모공원 제막식 때 장준하기념사업회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준하 선생은 1918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에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벌였다.

선생은 1953년 월간 사상계를 창간하고 3선 개헌에 반대하는 등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가 1975년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정부는 실족사로 발표했으나 장비도 없이 절벽으로 하산한 점, 73㎏의 몸무게에도 머리 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 75도 급경사 절벽에 오르기 어려웠던 점 등 때문에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2004년에는 과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타살 의혹을 조사했으나 ‘진상규명 불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장준하 선생 유가족, 장준하기념사업회와 파주시 등은 17일 오전 11시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에서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준하 추모공원 제막식을 연다.

장준하 선생의 유골은 지난 1일 검시를 마친 뒤 곧바로 이 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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