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모임서 지지호소 유죄…당내 경선 지지호소는 무죄””유사기관·사조직 사전선거운동죄 판단 누락…다시 심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주선(64·무소속) 의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9일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경선 과정에서 사조직을 동원해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 의원이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하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되지만 그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우선 “박 의원이 총선과 당내 경선을 앞두고 계획적으로 광주 동구 동장 모임에 참석해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면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박 의원과 선거 참모진이 당내 경선에 대비해 모바일 경선인단을 모집, 지지를 호소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해당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박 의원이 ‘계림1동 비상대책추진위원회’ 등 유사기관 및 사조직을 설립해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소사실과 관련해 “원심은 유사기관 설치 및 사조직 설립에 대해서만 무죄로 판단하고 사전선거운동죄에 대해서는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사유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광주 동구 13개 동마다 경선대책위원회 등의 사조직과 유사기관을 설립해 모바일 선거인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경선운동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의원은 또 지난해 1월 전남 화순의 한 식당에서 동구 관내 동장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박 의원은 항소심 재판 중 국회의 체포 동의로 구속됐지만 2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검사 출신의 박 의원은 그동안 ‘옷 로비’ 사건, ‘나라종금’ 사건,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으로 3번 구속됐다가 3번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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