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등반대’ 서성호씨 사망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에 성공한 김창호 등반대의 대원 한 명이 하산하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대한산악연맹은 김창호(43) 대장이 이끄는 ‘From 0 To 8848 에베레스트-로체 등반대’ 대원 3명 중 서성호(34) 대원이 에베레스트(해발 8848m)를 등정한 뒤 산을 내려오다 21일 새벽(현지시간) 캠프4(8050m) 텐트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캠프4는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가장 가까운 캠프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맹은 “서 대원이 등정 후 탈진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 대원은 김 대장과 마찬가지로 산소통에 의존하지 않고 전날 정상 등정 후 하산하다 고소·탈진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맹은 시신을 헬기 접근이 가능한 캠프2(6400m)로 일단 옮긴 뒤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고인은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경대 산악부에서 산과 인연을 맺었다. 2006년 에베레스트 북동릉 등정을 시작으로 2008년 로체(8516m)를 무산소로 오른 데 이어 2011년에는 안나푸르나 1봉(8091m), 가쇼브룸 1봉(8068m), 가셔브룸 2봉(8035m), 초오유(8201m)를 연속으로 오르는 등 이미 히말라야 12좌를 발 아래 뒀다.
산악계에선 김 대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의 고산 등반을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국내의 한 지인은 “여자 친구가 한사코 말려 한동안 고산 등반을 멀리하다 다시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이 같은 변을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AFP통신은 서 대원과 함께 방글라데시 국적의 무함마드 호사인(35)도 숨졌다고 전했다. 그 역시 정상에서 내려온 지 몇 시간 뒤 텐트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에베레스트 등반이나 하산 과정에 숨진 사람은 5명으로 늘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3-05-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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