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빌려달라”…경찰 긴급출동 ‘소동’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한강 투신을 예고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온라인 공간이 떠들썩하다.성 대표는 25일 오전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성재기, 내일 한강에 투신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투신 계획을 알리는 팝업창을 별도로 띄웠다.
성 대표는 “대한민국에 남성단체는 단 하나, 정부지원을 받지 않고 자발적인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돼 온 남성연대뿐”이라며 “뻔뻔스러운 간청을 드린다. 시민 여러분들이 저희에게 1억원을 빌려달라. 만원씩 만분의 십시일반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6일 오후 7시 한강의 24개 다리 가운데 경찰과 소방관에게 최대한 폐를 끼치지 않는 다리 하나를 골라 기습적으로 뛰어내리겠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남성연대의 급박한 부채를 갚고 운영자금을 마련하겠다”며 글 마지막에 남성연대가 예금주로 돼 있는 시중은행 계좌 9개를 적어 놓았다.
그는 남성연대의 열악한 재정 사정은 물론 한국 남성 인권의 현주소를 고발하기 위해 투신하는 것이라며 ‘자살 소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성 대표의 글 전문을 실어 나르며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는 꼼수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다.
트위터리안 @esan****은 “목숨을 담보로 정치쇼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성 대표의 무모한 행동을 꼬집었다.
다음 아이디 stra****는 “한강투신을 이용한 ‘협박 모금’”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성 대표에게 필요한 건) 자살방지 긴급 상담 진료”라며 “생명은 소중합니다. 누구든 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성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표 교수를 비방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투신을 만류하러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남성연대 사무실에 긴급 출동했다.
영등포 경찰서 관계자는 “여의도지구대 소속 경찰이 사무실을 찾았지만 회원 4명 정도가 못 들어가게 해 돌아왔다”며 “강력팀을 보내 사실 관계를 다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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