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 학교 임시 휴업…시내버스 31개 노선 단축운행나흘간 진부령 85㎝ 폭설…내일 밤까지 10∼30㎝ 더 내릴 듯
강원 동해안 지역에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80㎝가 넘는 ‘눈 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산간마을은 고립됐고 교통 통제와 눈길사고, 낙상 등 폭설 피해가 속출했다.동해안 지역 상당수 학교는 임시 휴업하거나 졸업식 등 행사를 연기했고, 시내버스의 운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산간마을의 주민 불편이 가중됐다.
나흘간 내린 엄청난 양의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시설물 붕괴와 눈길 교통사고, 낙상사고도 잇따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까지 나흘간 누적 적설량은 진부령 85㎝, 강릉(왕산면) 71.5㎝, 강릉 62.5㎝, 삼척(신기면) 59㎝, 대관령 49.8㎝, 속초 48㎝, 양양 41㎝, 동해 37㎝ 등을 기록했다.
◇ 41개교 임시 휴업·시설 붕괴·산간마을 고립
나흘간 내린 폭설로 동해안 지역에서는 임시 휴업이나 졸업식 등 행사를 연기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삼척 등 5개 시·군 41개 초·중·고가 오는 10일 휴업하기로 했다.
또 강릉 율곡중학교와 삼척 장원초교 등 10개 학교는 개학식과 졸업식을 연기했다.
지난 8일에는 강릉시 안현동 양식장 내 비늘하우스가 무너져 내렸고, 양양군 서면 서림리 도로공사 현장의 ‘함바식당’ 지붕도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무너졌다.
이처럼 나흘간 폭설에 따른 크고 작은 시설물 붕괴 신고가 속출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릉과 동해, 속초, 삼척, 정선, 고성 등 6개 시·군의 시내버스 31개 노선은 단축운행됐다.
수일째 이어진 폭설로 시내버스 운행이 장기간 차질이 빚어지면서 산간마을 주민들은 발길이 묶었고, 강릉 왕산마을 등 일부 산간지역은 겨우 ‘토끼 길’만 뚫은 채 오도 가도 못하는 고립무원의 상태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폭설로 사흘째 휴업 중이다. 속초 설악산과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은 주요 등산로의 입산이 나흘째 전면 통제됐다.
◇ 교통통제…낙상·눈길 교통사고 속출
강원지역 산간도로 곳곳의 차량 통행이 부분 통제되고 있다.
삼척시 미로면∼하장면을 잇는 댓재와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456번 지방도(대관령 옛길)는 월동장구를 장착한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55분께 강릉시 강동면 동해고속도로 서울방면 1터널 인근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운전자 등 6명이 다쳤다.
지난 7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도내 119구조·구급대가 출동한 눈길 교통사고는 18건으로 24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눈길과 빙판길에 넘어져 다친 낙상 환자도 21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주택 지붕이나 비닐하우스 등에 쌓인 눈 제거 요청이 폭설이 내린 나흘간 연일 쇄도했다.
이와 함께 폭설 피해 규모는 눈이 그치고 각 시군의 조사가 본격화되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 민·관·군 제설작업 ‘박차’
강원도와 동해안 지역 각 시·군은 고속도로와 국·지방도 등에 1천61명의 제설 인력과 660여대의 장비를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폭설 기간 살포된 염화칼슘과 모래 등 모두 1만2천100여t에 이른다.
동해안 주민들은 나흘간 이어진 폭설 속에서도 눈 속에 파묻힌 차량을 꺼내고 집앞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연일 파김치가 됐다.
군부대와 각 경찰도 가용한 인력과 중장비 등을 투입해 고립된 산간마을과 눈이 쌓인 비닐하우스 등지에서 제설작전을 펼치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10일) 밤까지 동해안과 산간은 10∼3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강릉·동해·태백·삼척·속초·고성·양양과 평창·정선·홍천·인제 산간 등 11개 시·군에는 대설경보, 양구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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