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폭설 쏟아진 진부령 정상은 ‘적막강산’

122㎝ 폭설 쏟아진 진부령 정상은 ‘적막강산’

입력 2014-02-10 00:00
수정 2014-02-10 17: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닷새 동안 122㎝의 폭설이 내린 강원 고성군 진부령은 말 그대로 눈 속에 파묻힌 적막강산이었다.

10일 오전 찾아간 진부령 정상의 진부령미술관은 사람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출입구에 많은 눈이 쌓여 있었고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들도 눈에 묻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둥그스름하게 눈 봉우리가 생긴 곳에 차량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고개 정상의 반달곰 동상은 엄청난 두께의 눈이불을 뒤집어쓴 채 얼굴만 겨우 내밀고 있었다.

도로변의 식당들로 휴업상태로 불 꺼진 내부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집앞에 토끼길이라도 내야 할 것 같아 삽을 들고 나왔다는 한 주민은 “예로부터 진부령이 눈이 많은 곳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제법 왔다”며 “가슴높이까지 눈이 쌓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46번 국도에서 알프스스키장이 있는 흘리 지역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눈 때문에 차량통행이 불가능했다.

사륜 SUV 한대가 진입을 시도하다가 눈에 미끄러져 애를 먹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였다.

원중식(64) 흘3리 이장은 전화통화에서 “바람에 날리거나 녹아서 그렇지 지금까지 온 눈이 그대로 있다면 아마 2m도 넘었을 것”이라며 “진부령에 이처럼 많은 눈이 온 것은 14∼15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이장은 “어제 힘들게 뚫어 놓은 길이 밤새 내린 눈에 또 막혔다”며 “폭설이 쏟아진 오전에는 꼼짝도 못하고 있다가 오후 들어 트랙터로 길을 내고 있다”고 마을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진입로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들은 그래도 괜찮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은 고립이 불가피하다”며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곽지역의 이 같은 상황과는 달리 인제군 용대리에서 진부령 정상까지의 46번 국도는 제설작업이 잘돼 차량운행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진부령 정상에서 간성 방면의 내리막길은 제설작업에도 도로가 미끄러운데다가 경사도 급해 체인 등 월동장구 장착이 필요해 보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