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바닥나 구조 요청…구조대 헬기로 구조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에 고립돼 구조를 요청했던 강원도 강릉시 단경골계곡의 암환자 주민이 아흐레 만에 구조됐다.강원도소방본부는 지난 7일부터 강릉시 강동면 언별1리 3반 인근 외딴집에 홀로 고립돼 있던 이모(55·여)씨를 15일 오전 8시 45분께 특수구조단 헬기로 구조했다.
아흐레 만에 구조된 이씨는 강릉시내 한 신경외과 의원으로 이송돼 안정을 취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 아들로부터 구조 요청 신고를 받은 특수구조단은 전날 오후 헬기 구조작전을 펼쳤으나 악천후 등으로 구조에 실패했다.
이날 오전 7시 42분께 구조 작업을 재개해 1시간여 만에 이씨를 구출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소방본부는 밝혔다.
간암 등 암 질환과 함께 불안장애 등을 앓는 이씨는 지난 6일부터 강원 동해안 지역에 내린 1m 이상의 폭설로 가족과 떨어져 집에 홀로 남게 됐다.
눈이 그치길 기다리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려왔으나 고립 엿새째부터 의약품, 식량, 땔감이 점점 부족해지자 추위 속에서 극심한 심리적 불안감에 시달리며 시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지난 13일부터 강동면 등이 중장비를 투입해 일대에서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이씨의 집이 마을입구에서 8㎞ 정도 떨어진 단경골 깊은 계곡에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관계자는 “다행히 이날 오전 기상 조건이 좋아 구조·구급대원 8명을 투입해 신속하게 헬기 구조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고립 기간에 비해 환자의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주말을 맞은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도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제설·복구작업이 휴일도 잊은 채 펼쳐지고 있다.
지자체 공무원을 비롯해 육군 23사단, 11사단, 2사단, 702 특공대 등 군부대와 1천170여명의 경찰력, 1만5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힘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도 고립된 지역은 5개 마을 82가구에 이른다.
쌓인 눈이 워낙 많고 피해 지역이 넓어 고립마을의 진입도로가 완전히 뚫리려면 2∼3일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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