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아직 단정못해”…경찰, 다각도로 파악

교실 벽에 머리를 부딪친 체벌을 당한 뒤 13시간여 만에 쓰러진 고교생이 일주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원인 조사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24일 전남 순천경찰서와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태권도장에서 쓰러진 순천 모 교교 2학년 A(18)군은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은 A군의 신장 기능이 매우 떨어져 급성 신부전을 치료하려고 신장내과 전문의를 주치의로 배정해 치료하고 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MRI 판독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며 “뇌사, 세미 코마(반 혼수상태), 혼수상태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기도 어려워 현재로선 의식이 없는 상태로만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군은 같은날 오전 지각했다는 이유로 교사에 의해 두 차례 머리를 벽에 부딪치고 하교 후 운동하던 중 13시간여 만에 쓰러졌다.

당시 A군은 구토한 흔적이 있었다고 순천소방서는 전했다. 태권도장 관장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고 경찰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가족은 순천 성가를로병원을 거쳐 전남대병원에 A군을 입원시키려다가 아동·청소년 호흡기 질환 치료로 잘 알려진 전북대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교사의 체벌로 A군이 뇌출혈 등을 일으켰는지,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저산소 호흡증을 일으켰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전인 17일 출석부에 A군이 조퇴한 것으로 기록된 것과 관련해 학교 측이 은폐하려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교사(59)는 사고발생 다음 날인 19일에야 조퇴 기록을 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퇴한 날짜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내용과 도교육청 조사 내용이 다르게 알려진 점도 앞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도 교육청은 학교 측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감사를 벌이는 한편 위(WEE) 센터를 투입해 A군의 급우 등 필요한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을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