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살 농사꾼·36살 여군 “우리 학위 받았어요”

69살 농사꾼·36살 여군 “우리 학위 받았어요”

입력 2014-02-26 00:00
수정 2014-02-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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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은행·독학학위제 학위 수여

60대 화훼 전문가와 세 아이를 키우는 30대 여군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뒤늦게 학업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를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는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4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학점은행제는 대학과 사회 기관에서 학점을 취득해 전문대·대학 학력을 인정받는 제도이고, 독학학위제는 4단계 시험을 거쳐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6만 1715명이 이 두 제도를 통해 학사·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공부를 계속한 학생 16명이 특별상을, 빼어난 성적을 받은 13명은 성적 우수상을 각각 받았다.

학점은행제 특별상 수상자 중에는 원예 농업에 40년간 종사하다가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동국대 전산원 경영학과에 입학해 학사 학위를 딴 김광일(69)씨가 포함됐다. 김씨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원예를 계속 연구하고 싶어 건국대 농축대학원 생명자원학과를 지원, 만학의 꿈을 이어갈 계획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입대한 이승연(36·여)씨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일과 양육을 병행하면서도 학점은행제로 아동·가족학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독학학위제 특별상은 유천형(78)씨가 받았다. 독학학위제 최고령 합격자이기도 한 유씨는 1950년대 서울대 농대를 중퇴했다가 뒤늦게 독학학위제 과정을 밟아 국어국문학 학사학위를 받게 됐다.

또 군 복무 중 실명해 학업을 중단했다가 복지관 관장으로서 경영철학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김진호(57)씨, 입양한 다섯 자녀에게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김미현(39)씨 등도 이번에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02-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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