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득 노인 15억짜리 자녀 집에 같이 살면 기초연금 못 받아

무소득 노인 15억짜리 자녀 집에 같이 살면 기초연금 못 받아

입력 2014-05-08 00:00
수정 2014-05-08 04:1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6억 이상 주택 소득 인정액 반영… 무주택 근로노인 추가 소득공제

기초연금법 여야 절충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의 노인들에게 월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지급을 위해 기초연금법 시행령을 8일 입법예고하고 본격적인 후속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최대한 7월 25일까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의 90% 이상이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만약 7월에 기초연금을 못 받으면 8월에 당월 지급분과 함께 7월 지급분을 주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일이 촉박해 시스템 오류 등의 위험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면서 “7월 100% 지급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우선 자격 조건이 맞아야 한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해당돼야 하기 때문에 소득과 재산을 모두 소득으로 환산한 액수인 월소득인정액이 홀몸 가구의 경우 87만원, 부부 가구는 139만 2000원 이하여야 한다. 따로 소득이 없고 주택만 보유하고 있다면 부부가 사는 대도시 주택의 경우 공시지가 4억 4208만원 이하, 단독 가구는 3억 1680만원 이하가 기준이다.

7월부터는 개인 소유 주택 없이 6억원 이상 되는 자녀의 고가 주택에 함께 살아도 무료임차소득으로 보고 이를 소득인정액에 반영한다. 주택의 시가 표준액이 6억원이면 39만원, 7억원이면 45만 5000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인정돼 그만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과 멀어지게 된다. 15억원짜리 집에서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면 무료임차소득이 97만 5000원이나 되기 때문에 소득이 전혀 없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 고급 자동차, 고가의 골프 회원권 등도 전액 소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배기량 3000㏄ 또는 4000만원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어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다.

반대로 주택은 없고 근로소득이 있는 노인들은 근로소득 공제액이 확대돼 기초연금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녀를 키우고 결혼까지 시키느라 남은 재산 없이 아파트 경비일을 하며 홀로 월급 137만원으로 생활하는 노인은 이전에는 기초노령연금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추가 근로소득공제를 받아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우선 주소지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신청해야 한다. 만 65세 생일을 맞는 달의 1개월 전부터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8월이 생일인 노인은 7월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4-05-08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