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40척 운항하는 충주호 소방정은 고작 1대

선박 40척 운항하는 충주호 소방정은 고작 1대

입력 2014-05-11 00:00
수정 2014-05-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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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화재 초기 진화 불가능…구조 고무보트도 3대뿐

10년전 관광선 화재로 2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충북 충주호에 선박 화재를 진화하는 소방정이 고작 1대뿐이고 구조보트도 3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화재나 침몰사고가 발생하면 제때 대처하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11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67㎢ 규모로,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에서 충주·제천·단양을 운항하는 유·도선은 모두 40척이다.

이 가운데 100인 이상 승선이 가능한 대형 선박은 6척, 100인 이하의 중·소형 선박은 8척이다.

그러나 충주호 구조용 장비는 35t급 소방정 1대와 인명구조 고무보트 3대(충주 2대, 단양 1대), 호버크라프트 1대뿐이다.

이 소방정은 평소 충주시 동량면 선착장에 정박해 있으며 최고 속력이 18노트(시속 33Km)여서 50Km 떨어진 단양 나루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이동하는데만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충주호에서 대형 선박의 화재나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충주시의 구조 시나리오는 119 수난구조대가 가장 먼저 현장에 접근하도록 돼 있다.

소방정이 출동해 진화를 시작하면 10인승 미만의 구조 보트 2대가 위급한 승객부터 구조하고, 사고 소식은 각 기관에 전파돼 경찰 순찰정 두 대와 충주시, 수자원공사의 선박 등이 10분 내에 현장에 도착하게 돼 있다.

이후 사고 30분 뒤 구조 헬기들이 현장에 도착하고, 비상 연락망을 통해 민간 어선 21척도 구조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충주에서 선박 화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가능한 시나리오로, 정박지에서 멀리 떨어진 제천이나 단양에서 일어난다면 소방정 조기 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조 장비 역시 침몰 사고 등에 대비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형 관광선의 최대 탑승 인원이 460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충주호를 운항하는 모든 선박이 동원되더라도 동시에 승객을 구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신동민 한국교통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소방정 1대만으로는 선박 화재 사고에 속수무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물에 빠진 승객을 초기에 구조하지 못하면 저체온증 때문에 위험에 놓일 수 있다”며 “현재의 구조용 보트만으로는 신속한 구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충북도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장비를 제대로 갖춘 소방정이 충주호에 1대뿐이어서 단양권 커버는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소방정이 없는 괴산댐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제천과 단양에도 각각 1대씩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호에서는 1994년 10월 관광선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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