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 건물붕괴 원인은 ‘주먹구구식 철거’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붕괴 원인은 ‘주먹구구식 철거’

입력 2014-06-29 00:00
수정 2014-06-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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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건물 지탱하는 기둥을 먼저 뜯어낸 탓”

지난달 10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붕괴 사고는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주기둥을 나머지 부분보다 먼저 철거해 벌어진 인재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밝히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현장소장 장모(53)씨와 굴착기기사 윤모(44)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지난달 9일 강남구 신사동 한 5층 빌딩의 4층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면서 ‘경사기둥’ 4개 중 1개를 완전히 해체했다.

옆에서 보면 사다리꼴 모양인 이 건물은 약 45도 각도로 뻗어 있는 4개의 경사기둥이 건물 전체의 하중을 지탱하는데, 다른 부분에 앞서 이 기둥부터 뜯어낸 것이다.

이들은 이튿날인 10일 굴착기를 동원해 두 번째 경사기둥을 제거하려 했고, 결국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건물 전체가 붕괴했다는 것이 경찰의 조사결과다.

낮 12시 5분께 발생한 이 사고로 인근 커피숍 손님 3명이 쏟아지는 파편을 피하려다 경상을 입었고, 옆 건물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가 망가졌다.

또 붕괴한 잔해에서 도시가스가 누출되면서 인근 건물 293채, 1천876세대에 2시간 19분 동안 가스공급이 차단됐고,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사기둥은 주기둥과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면서 “나머지 부분을 철거한 뒤 마지막에 기둥을 해체해야 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철거를 진행하다 사고가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고를 낸 철거업체는 건설업 등록이 되지 않은 무등록 업체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무등록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한 철거업체 대표 김모(57)씨를 건축법 및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혐의로, 김씨에게 공사를 맡긴 건물주 이모(55)씨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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