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관련 공식 입장·장례 논의 없어
기독교복음침례회, 이른바 ‘구원파’의 최대 행사인 하계 수양회가 27일 경기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금수원에서 이틀째 열린 가운데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관련 수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휴일인 이날 금수원 정문에는 이른 아침부터 남성 신도 5~6명이 나와 ‘성경탐구 모임’이라고 적힌 승합차를 비롯한 신도 차량만 입장시키는 등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38번 국도에서 이어지는 길목 70여m를 따라 ‘안전제일 하기수양회’라고 적힌 노란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경광봉을 든 신도가 차량 진입을 안내했다. 경찰은 기동대 4개 중대 360여명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구원파 측은 유씨의 사망 발표 때 부인하던 것과 달리 장남 대균(44)씨 검거와 관련해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대균씨와 함께 체포된 박수경(34)씨에 대해서는 ‘내연 관계가 아니다’라는 입장만 비공식적으로 내놓았다.
다음달 1일까지 예정된 수양회에는 경찰 추산 8000여명, 구원파 추산 9000여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오전 자유시간, 오후 성경 관련 초청강사 특강 및 콘퍼런스, 포럼 순으로 진행된다. 구원파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내부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행사 기간 중에는 유씨 사망에 대한 입장 발표나 장례 논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금수원 측은 정문 앞에 걸렸던 ‘세월호 진실을 규명하면 5억원을 주겠다’ 등 자극적인 현수막을 모두 뗀 상태다. 이태종 구원파 대변인은 “회장님에 대한 슬픈 소식에 많은 신도가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금수원 측은 수양회를 언론에 공개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취재진의 내부 취재를 막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7-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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