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등 등록금 현금만 받아… 가맹 수수료 거부 ‘배짱’ 여전
고려대와 한양대를 비롯해 국내 대학 3곳 중 2곳은 등록금을 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지불을 꺼리는 일부 대학의 ‘배짱’ 탓에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신한·NH농협·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SK카드로 올해 2학기 등록금을 낼 수 있는 대학은 138곳으로 집계됐다. 대학알리미 공시 대상 기준 전국 대학 423곳의 32.6% 수준이다.
이는 지난 1학기(109곳)보다 29곳 늘어난 수치이지만 여전히 국내 대학 3곳 중 2곳은 등록금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등록금을 카드로 낼 수 있는 대학은 삼성(47개), 신한(35개), NH농협(34개), KB국민(26개), 현대(20개), 롯데·우리(각 15개), 하나SK(7개)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 8개 주요 카드를 모두 받는 대학은 단 한 군데도 없으며, 대부분 1~2개 카드사로 한정돼 있다.
등록금을 카드로 받는 대학이 대부분 지방대에 편중된 문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는 3개 카드사를 통해 등록금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 이 밖에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은 1개 카드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에 반해 고려대와 한양대는 아예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
대학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이유는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학 측에서 등록금의 공공성을 인정해 가맹점 수수료 면제 또는 감면을 요구하지만 부처 간 시각차가 있다”며 “카드사와 대학 간 밥그릇 싸움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등록금 마련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4-08-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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