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日 기자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교황, 日 기자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입력 2014-08-20 00:00
수정 2014-08-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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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위엄 잃지 않은 민족”…프란치스코 교황 기내서 토로

4박 5일 동안 한국 사회에 큰 감동과 숙제를 남기고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끝까지 세월호 유족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한국의 약자를 보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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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첫 질문자가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교황은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교황은 특히 “유족에게서 세월호 추모 리본을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다가와 ‘중립을 지켜야 하니 리본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했지만 나는 그에게 ‘인간적인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교황은 또 “자식과 형제자매를 잃은 그들에게 위로의 말이 치료가 될 수 없으며 죽은 자에게 새 생명을 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인간적으로 가까이 다가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힘과 연대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고, 귀국길 기자회견에서도 리본은 여전히 그의 가슴에 달려 있었다.

교황은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마이니치 신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당하고 노예 같은 생활을 했지만, 결코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은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당시 소녀였던 할머니들은 경찰서에 끌려가 유린당했음에도 자신들의 존엄성을 강하게 지켰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을 때는 이분들이 침략자에게 끌려가 노예처럼 고통을 당했음에도 그동안 어떻게 품위를 지킬 수 있었는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는) 전쟁의 결과이며, 이런 잔인함은 현재도 벌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선 “분단으로 많은 이산가족이 상봉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지만 남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 형제이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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