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정직 채용 대가로 돈다발 받은 교감 실형

기간제 교사 정직 채용 대가로 돈다발 받은 교감 실형

입력 2014-11-04 00:00
수정 2014-11-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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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들을 정직으로 채용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고등학교 교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교사가 되고 싶어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도 벌금형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정석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S공고 전 교감 황모(50)씨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과 추징금 6천500만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황씨에게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 정모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또 다른 기간제 교사 이모씨의 부친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황씨는 2011년 9월부터 에너지분야 마이스터고교인 S공고에서 교감으로 일해왔다. 그는 2013학년도 정교사 채용이 진행되던 2012년 11∼12월 정씨와 이씨의 부친으로부터 현금 6천500만원과 시가 400만원 상당의 한국화 2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황씨는 이들에게 전공시험 출제영역 등 시험관련 정보를 일부 알려줬고, 정씨는 실제로 지난해 3월 정교사로 채용됐다.

재판부는 “황씨는 명망 있는 실업계 사립교 교감으로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맡아 직접 지도할 정교사 채용에 있어 청렴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데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실제 응시자에게 시험 정보를 일부 유출하기도 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계의 지속적인 자정 노력에도 교원 임용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키는 이런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신성한 교직마저 돈으로 사고팔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일벌백계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기간제 교사들에 대해서는 “불안정한 지위에서 학교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교사가 되도록 해줄테니 대가를 달라는 요구를 받자 차마 이를 거부하지 못해 소극적으로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황씨는 정씨 등의 합격을 도와준 대가로 학교 법인 관계자에게 현금 500만원과 한국화 1점을 상납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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